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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4년 11개월의 도피 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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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8월 19일, 동료 술집 종업원을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한 혐의로 수배 중이던 일본 여성 후쿠다 가즈코(福田和子)가 공소시효(만 15년) 만료일을 21일 앞둔 1997년 7월 29일 체포됐다. 도피 중 여러 차례 성형수술을 받고, 신분이 들통나고도 기적적으로 경찰을 따돌려 언론 매체들에 의해 ‘일곱 얼굴의 여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였다.
성노동자 편모 슬하에서 자라 고교를 중퇴하고 만 18세 무렵부터 강·절도 등 범죄 행각을 벌인 그는 살인 당시 이미 두 차례 형기를 마친 전과자였다. 그는 1960년대 마츠야마 형무소 사건, 즉 야쿠자 재소자들과 교도관이 결탁해 벌인 교도소 비리와 여성 재소자 강간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알려진 바 그는 당시 수감돼 있던 교도소에서 수차례 강간을 당했다.
그는 에히메현 마츠야마시의 한 술집에서 함께 일하던 여급을 말다툼 끝에 목 졸라 살해한 뒤 동거하던 남성과 함께 사체를 유기하고 도피했다. 당시 만 34세로, 그의 업종에서는 적지 않은 나이였다. 그가 감행한 잦은 성형수술은 신분을 감추려는 의도 외에 생계를 도모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그는 이시카와현 가나자와 등 여러 곳을 전전하며 쉼없이 일했고, 신분이 탄로날까 봐 한곳에 오래 머물지도 못했다. 1985년 9월 가나자와현의 한 화과자점 주인의 프러포즈를 받고도 선뜻 응하지 못한 것도 그래서였다. 1988년 2월 제보를 받은 경찰이 조사를 시작하자 그는 다시 자전거로 235km를 달려 나고야로 도피했다.
후쿠이시의 한 어묵 음식점에서 역시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마주한 그는 가명을 대며 지문 대조를 거부했지만, 경찰은 그가 쓰던 술잔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한 뒤 그를 연행했다. 경찰은 공소시효에 쫓기며 그의 범행을 입증하는 데 애를 먹던 끝에 사체 유기 공범의 일기장 덕에 시효 11시간을 남긴 8월 18일에야 그를 기소했다. 그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2005년 병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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