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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 절제 후 유방재건술 받아도 합병증 1%에 그쳐”

입력
2022.07.24 20:40
수정
2022.07.25 20:5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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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정재훈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정재훈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유방암 등으로 유방을 절제한 뒤 받는 유방재건술 합병증은 1% 정도에 불과해 수술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정재훈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유방암 등으로 유방을 절제한 뒤 받는 유방재건술 합병증은 1% 정도에 불과해 수술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유방암은 여성 암 환자의 2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다행히 유방암은 조기 발견하면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90%를 넘을 정도로 예후가 나쁘지 않은 암이다.

그러나 유방암 환자는 종양을 없애기 위해 유방을 완전히 잘라내거나(유방 전절제술) 일부를 절제해야 한다(부분절제술). 환자는 수술로 유방을 잘라내면 정신적인 충격과 함께 우울증에 빠지기 쉽고, 유방 한쪽만 있기에 좌우 불균형이 생겨 어깨ㆍ허리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이 때문에 인공 보형물 등으로 유방을 다시 살리는 유방재건술을 시행한다.

‘유방 재건 전문가’ 정재훈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를 만났다. 정 교수는 “유방재건술은 환자 건강 및 만족도를 위해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수술”이라며, “유방재건술은 합병증이 적게 발생하기에 환자와 충분히 상의한 뒤 수술을 진행하면 만족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유방재건술은 무엇이며, 어떤 종류가 있는가.

“유방재건술은 유방이 선천적으로 발달하지 않았거나, 유방절제술을 받은 환자에게 유방을 만드는 수술이다. 유방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소실된 외형 변화만으로도 스트레스ㆍ우울감 등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아울러 유방이 한쪽만 있기에 허리 통증 등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유방이 한쪽만 있는 환자는 심리와 신체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방재건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수술 종류는 크게 ‘자가조직재건술’과 ‘보형물재건술’이 있다. 내 몸의 살을 이용하는 수술법은 주로 뱃살을 이용하지만 등살도 활용하기도 한다. 뱃살은 가슴 재건을 하기에 충분한 양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뱃살이 줄어들기에 뱃살성형수술을 동시 받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배에 긴 흉터가 생기고 수술이 4~5시간이 걸리며 현미경을 이용해 혈관을 새로 연결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반면 등살을 이용하는 수술법은 비교적 뱃살을 이용하는 방법보다 간단하지만 옮길 수 있는 조직의 양이 많지 않으므로 유방암 부분 절제술 등 적은 양의 조직이 필요할 때 택할 수 있다.

보형물재건술은 결손 부위에 맞는 유방 보형물을 넣어주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유방 피부조직이 많이 있을 때에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가조직재건술과 달리 속만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보형물로 인한 염증, 구형 구축(몸속 유방 보형물이 딱딱하게 만져지는 현상), 파열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뱃살을 이용해 수술하면 합병증이 더 생기지 않나.

“자가 조직을 이용한 유방재건술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 가슴에 있는 혈관을 연결하는 미세 수술인데, 이 부분에서 수년간 한 번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결과를 보였다. 아울러 뱃살을 가져온 후 배의 불편함을 없애고자 인공지능(AI)인 머신 러닝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2006~2019년 복부 피판(皮瓣ㆍskin flap)을 이용해 유방재건술을 받은 568명의 세부 데이터를 머신 러닝 프로그래밍으로 분석해 합병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했다. 그 결과, 수술 후 합병증 빈도가 2006년 26%에서 2019년 1.7%로 크게 줄었다.

아울러 개인 병력에 따라 합병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확인했다. 이에 수술 전 뱃살의 양, 환자 상태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수술을 진행해 현재는 합병증 없이 매우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유방 보형물이 위험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유방 보형물은 수십 년 동안 문제점을 보완하며 사용되고 있다. 일례로 2006년 이전에는 실리콘 보형물을 주로 사용했지만 보형물이 터지면 실리콘을 제거하기 어렵고 잔존한 내용물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생리 식염수로 교체했다.

하지만 현재는 실리콘 성분이 파열돼도 실리콘끼리 서로 뭉쳐서 그대로 있게 하는 기술이 개발돼 실리콘 보형물이 다시 대세를 이루고 있다. 물론 유방 보형물은 이물질이기에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감염ㆍ염증에 취약하고 시간이 많이 지나면 파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분당서울대병원 유방재건술 성공률 통계 자료에 따르면, 유방재건술 시행 후 합병증 등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0.8~1.9%로 미국 주요 병원 합병증 비율(5~15%)보다 매우 낮다. 아울러 정기검진으로 파열을 미리 감지해 안전하게 교체 또는 제거하고 있기에 안심해도 된다.”

-유방재건술을 받는 환자와 가족에게 조언한다면

“유방재건술이 보편화되면서 이와 관련된 수많은 정보를 접하게 된다. 하지만 유방절제술 방법이나 방사선 치료 등 추가 치료 여부도 환자마다 다르다. 또한 가슴 모양, 뱃살, 보형물 등 수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므로 수술 결과도 다르다. 따라서 인터넷 등에서 알아보는 것은 좋지만 다른 환자의 사례를 일반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유방재건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건강과 만족도다. 유방 한쪽이 없으면 상실감 때문에 우울증에 빠질 수 있고 좌우 균형이 맞지 않아 허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환자 특성에 맞지 않게 수술하면 결과가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환자가 원하는 결과, 수술 제한점 등을 전문의와 상의한 뒤 수술을 진행한다면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기에 수술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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