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북송 어민, 안 죽였는데 자백했을까"... '16명 살인' 부정론에 신중

입력
2022.07.22 16:00
구독

탈북민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북송 어민, 살인자 아니다' 주장에 선 그어
"소스 완전히 신뢰할 수 없어"
"합동신문 자료 봤으면 좋겠다"
"북송 과정에서 직권남용이 있었느냐 봐야"

국민의힘 한기호(오른쪽부터), 태영호, 지성호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탈북민 강제 북송 진실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민의힘 한기호(오른쪽부터), 태영호, 지성호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탈북민 강제 북송 진실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탈북민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아무리 사건을 조작하고 왜곡한다고 해도 사람을 죽이지 않았는데 자백할 사람이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 문제를 쟁점화한 국민의힘과 정부에서 북송된 어민들이 북한에서 16명을 죽인 범죄자가 아니라 탈북 브로커였다는 주장이 나오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선을 긋는 신중론이 제기된 셈이다.

태 의원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당시 합동신문 자료에 그들이 살인했다고 자백 진술은 한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살인자냐 아니냐 여기로 자꾸 가면 안 된다"며 "살인을 전제로 하고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국가안보 문란 실태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한기호 의원은 지난 20일 TF 회의에서 "탈북 어민들이 16명을 살해했다는 주장은 북한이 이들 송환을 위해 거짓말한 것"이라며 "이 어민들은 북한 주민 16명의 탈북을 돕다가 당국에 발각돼 탈출한 '탈북 브로커'"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북한 김책시에 사는 주민한테 지난달 들은 얘기를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태 의원은 "그때 우리 TF 회의에 북한에서 오신 탈북민들도 참가했는데 그분들의 말만 가지고 '살인자가 아니었다', '브로커였다'라고 신뢰할 수 있는 소스냐"라며 "완전히 단정할 수 있는 자료는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워했다.

또 "다양한 소스가 들어오는데 누구 소스가 팩트냐 이거는 단정을 짓기 힘들다"며 당시 '북송 어민을 조사한 자료를 공개하자'는 더불어민주당 제안에 대해 "저희 당은 공개하자는 입장은 정립이 안 됐는데, 개인적으로 한번 합동신문 자료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도 대단히 큰 논점이었고 제가 지난 2년 동안 외통위에 있으면서 정의용 장관 인사청문회 때도 이걸 가지고 끊임없이 (질문)했다"며 "많은 정황으로 볼 때 저는 합신 자료를 보지는 못했지만 살인을 했다는 건 본인들도 인정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다만, 태 의원은 "저는 탈북민의 입장에서 일단 살인자라 하더라도 강제추방이 우리 헌법과 현행법에 없으므로 잘못됐다 이런 논거로 계속 (문제를 제기해) 나갔다"며 "검찰이 지금 조사 중이니까 흉악범이다 아니다 그 문제는 검찰 조사자료가 나올 테니 그걸 기다려 보고, 저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북송 과정에서 직권남용이 있었느냐 이걸 본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 주장으로 논란이 커지자 북송 어민들이 살인자인지 아닌지와 관련한 문제로 초점을 흐리지 말고, 사건의 본질인 북송 과정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그는 "문 정부의 북송 과정에서 당시 법무부가 북송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무부에서 당시 어떤 법으로도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냈다고 한다"며 "북송 후 열린 회의에서도 법무부 파견 대표가 강제 북송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법리적으로 조목조목 비판했다"고 밝혔다.

박민식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