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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는 택시기사에게 이득' 증명한 연구, 우버가 10만 달러 줘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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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증경제학의 발전을 일으킨 인물로 명성이 높았던 앨런 크루거 전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지난 2016년 전미경제연구소(NBER)를 통해 발표한 연구논문이 우버에서 10만 달러를 지급받고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해당 논문의 진실성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영국 일간 가디언을 통해 공개한 '우버 파일'에 따르면 크루거 교수는 우버 소속 경제분석가 조너선 홀과 '미국 우버의 운전자-파트너 노동시장 분석'이라는 연구논문을 2016년 11월 NBER를 통해 발표했다. NBER는 미국에서 경기침체 여부를 판정하고, 이를 언론이 흔히 인용하는 유력한 독립 경제 연구소로 다수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거쳐간 곳이기도 하다.
크루거 교수의 이 연구에선 우버 기사 소득이 일반 택시기사보다 더 높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유럽에서도 이 연구는 '택시 자율화 개혁'의 근거로 다수 언론에서 인용했다. 우버와 에어비엔비를 위시한 '공유 경제 플랫폼'이 경제적 효율성을 제공하고 전체 사회후생을 키운다는 논거로 활용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연구 자체가 우버로부터 10만 달러를 받아 진행된 연구라는 것이 처음 알려진 것이다. '우버파일'을 통해 공개된 내부 메일에서도 이 연구는 '택시 자율화' 드라이브와 친(親)우버 여론 조성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NBER는 "연구 진행 당시 크루거가 우버의 컨설턴트로 일했다는 점을 명시해 놓았다"며 해당 논문이 관련자와의 재정적 이해관계를 표시해야 한다는 내규를 충분히 따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논문의 1페이지에는 "크루거는 이 문서의 초안이 작성된 2014년 12월과 2015년 1월에 우버의 컨설턴트로 일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적혀 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지원을 받았는지를 공개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크루거 교수는 경제학계에서 신망이 높은 인물이었다. 2021년 데이비드 카드 미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실증경제학 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을 때 "크루거가 살아 있으면 확실히 공동 수상자가 됐을 것"이라고 했을 정도다. 더구나 2019년 58세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기에, 학계에선 그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런 일로 평가된다.
그렇기에 '우버 파일'의 폭로가 주는 충격은 더 컸다. 크루거 교수의 노동경제학 연구를 이어받아 확장한 바 있는 아린드라지트 두베 매사추세츠대 교수는 "나는 앨런 크루거와 그의 연구를 높게 평가하지만, 우버와의 거래 내역은 어느 면에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반면 보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경제정책연구 책임자는 "우버가 돈을 받은 것이 그의 논문 결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연구의 진실성엔 문제가 없을 거라고 주장했다. 저스틴 울퍼스 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그가 10만 달러 때문에 논문을 썼겠느냐, 사후에 변호의 기회도 없이 사생활 추적을 당해야 할 이유는 없다"면서 울분을 토했다.
애초부터 이 논문은 학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기본적으로 우버의 자료를 제공받아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에 다른 연구자들 입장에선 연구의 재현이 불가능했고, 자연히 '교차 검증'도 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검증과 후속 연구가 수차례 나온 바 있는 크루거의 '최저임금은 고용을 줄이지 않는다'는 유명 연구와는 달리, 진실성의 시험을 충분히 거칠 만큼 시간이 흐르지 못한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크루거 외에도 오귀스탱 랑디에 툴루즈경제학교 교수, 유스투스 하우캅 뒤셀도르프대 경쟁경제연구소 수석경제학자 등의 '택시 자유화' 지원 연구에도 대가가 이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진보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CEPR)는 "언론 등지에서 경제정책에 공개 논평을 가하는 유명한 경제학자들은 반드시 재정 이해 관계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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