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 변호사 "시골 변호사 상상하며 썼는데 '우영우'로 재탄생했죠"

입력
2022.07.25 04:00
23면
구독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일부 에피소드 원작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저자 인터뷰
"소송까지 안 가고 분쟁 예방 가이드 제시하고 싶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원작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저자인 조우성 머스트노우 대표변호사. 문재연 기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원작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저자인 조우성 머스트노우 대표변호사. 문재연 기자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4화에선 형들에게 속아 아버지로부터 받은 토지 개발 보상금을 5대3대2로 나누겠다는 각서에 도장을 찍은 동동삼씨의 사연이 나온다. 우영우는 민법상 피증여자가 증여자에게 폭행 등 범죄행위를 하면 증여를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을 이용해 재치 있게 사건을 해결한다.

우영우가 다시 변호사의 길을 걷도록 만든 이 에피소드는 법률사무소 머스트노우의 조우성 대표변호사가 실제 대리했던 사건이다. 조 변호사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제작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드라마 방영에 맞춰 저서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를 출간했다. 드라마 총 16부작 중 4화(삼형제의 난), 11화, 13화, 14화 에피소드가 조 변호사 책에서 차용됐다.

조 변호사는 최근 한국일보와 만나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내 스토리가 다뤄지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법조계에서도 알아주는 '글쟁이'로 소문이 나 있다. 조 변호사는 이번에 출간한 저서 이외에도 이미 법률에세이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과 '이제는 이기는 인생을 살고 싶다'를 썼다. 책에는 옴니버스 드라마 한 편을 읽는 것처럼 다양한 서사가 담겨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제작사도 조 변호사의 글에 매료돼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원작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의 저자인 조우성 머스트노우 대표변호사. 문재연 기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원작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의 저자인 조우성 머스트노우 대표변호사. 문재연 기자

조 변호사는 실제로 자신이 겪은 이야기가 드라마에서 다뤄지는 '엉뚱한 상상'을 하며 글을 썼다고 한다. "가끔은 좋아하는 배우인 손현주씨가 시골에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고 각종 사건을 슬기롭게 풀어가는 드라마를 상상했어요. 스토리텔링에 힘이 있어야 더 많은 사람들이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으니까요."

조 변호사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매력이 자폐 장애가 있는 변호사가 '승소'라는 틀에서 벗어나 재판의 본질적 의미를 탐색하는 서사에 있다고 봤다. 그는 "인간적 메시지와 반전을 거듭하는 드라마적 요소가 결합해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도 우영우 변호사처럼 틀 밖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가 'CEO를 가르치는 변호사' '변호사를 가르치는 변호사'로 불리는 이유다. 자신의 집에 머물고 싶으면 월세를 내라며 누나가 제기한 소송에서 이기게 해달라며 남동생이 찾아왔을 때도 조 변호사는 '전략'이 아닌 '사과문'을 권했다. 동생의 사과문을 접한 누나는 소를 바로 취하했다.

"승소가 진정한 승리와 행복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조금 지고 양보하더라도 화해할 수 있으면 분쟁은 자연스럽게 해결돼요. 하나의 사건에는 한 가지 해결책만 있는 게 아니고 여러 색깔의 해법이 존재할 수 있거든요."

조 변호사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자신의 인생 2막을 열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승소가 목적이 아니라 분쟁을 예방하는 가이드라인을 사람들에게 제시하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현장에서 재판하면서 승패를 많이 경험했지만, 승패보다 중요한 게 예방입니다. 소송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가이드를 제시해준다면, 그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요."

문재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