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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 어떻게 예방하나?

입력
2022.07.18 17: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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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김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축산물안전정책과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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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얼마 전 배탈이 나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이라는 세균으로 인한 설사병이었다. 하지만 항생제를 처방받아 복용해도 설사병이 쉽게 호전되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평소 쉽게 처방받지 못하던 다양한 항생제를 처방했다. A씨가 이전에 치과 치료를 받으면서 먹었던 항생제로 인해 내성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폐렴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을 때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을 에이즈, 에볼라 등 고위험 감염병과 함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10가지 위협’ 이라고 경고했다.

사람이나 동물이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에 감염됐을 때 우리는 항생제로 치료한다. 하지만 항생제 내성이 생긴 세균에 감염되면 기존 항생제가 효과가 없어 치료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여러 항생제에 동시에 내성을 가지는 ‘다제내성균’, 즉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되면 일반적으로 쉽게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우리가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되는 것은 주로 자신의 질병 치료에 필요한 항생제를 용법과 용량대로 사용하지 않거나, 항생제 치료가 불필요한 감기 같은 질병에 항생제를 사용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농·축·수산물 생산에 항생제를 오·남용해 내성균이 생겨 환경에 전파될 수 있다. 농·축·수산물 생산 과정에도 항생제를 사용하며 심지어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생산량의 70~80%는 식품 생산에 쓰이고 있다.

이렇게 환경에 퍼진 세균은 우리가 만나는 사람을 포함해 토양ㆍ물ㆍ동물ㆍ식물ㆍ식품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언제 어디서든 감염될 수 있다.

식품으로 인해 발생하는 항생제 내성을 일상생활에서 쉽게 예방하는 방법이 있다. △식품 조리 전후, 먹기 전 손 씻기 △음식 완전히 익혀 먹기 △비가열식품은 충분히 씻어 준비하고 곧바로 섭취 △알맞은 안전한 온도에서 식품 보관 △익힌 음식과 익히지 않은 음식 분리 보관 등이다. 또한 우리 모두 항생제 내성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좀 더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김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축산물안전정책과장

김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축산물안전정책과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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