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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부러졌을 뿐인데 사망까지…'엉덩이관절 골절'이 위험한 이유

입력
2022.07.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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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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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股)관절(엉덩이관절)은 골반과 넓적다리뼈를 연결해주는 관절이다. 몸무게를 지탱해 걷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다리로 서거나 걸을 때 몸무게의 3배까지 버틸 수 있는 튼튼한 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엉덩이관절 골절이 자주 발생한다.

중년층의 경우 넘어질 때 손목을 먼저 짚어 손목골절을 많이 다치는데, 나이 들수록 반사 신경과 근력 감소로 엉덩방아를 찧게 되기 때문이다.

이환희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엉덩이관절 골절 위험성과 예방법, 운동법을 알아본다.

◇50세 넘으면 엉덩이관절 골절 위험

엉덩이관절 골절은 대부분 고령인이 서 있는 자세 높이 정도에서 넘어져 발생한다. 이 같은 골절은 골다공증과 관련이 적지 않다. 똑같은 강도로 넘어져도 골다공증이 있다면 엉덩이관절이 부러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제는 골다공증이 평소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골절되면서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나머지 엉덩이관절 골절은 5% 미만으로 젊은 연령에서 교통사고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주로 발생한다.

여성의 경우 50세 이후 골다공증 위험성이 늘면서 10년마다 엉덩이관절 골절 위험도 2배 이상 높아진다. 나이 들수록 시력·청력 감퇴 및 반사 신경이 느려지고 근력과 골질이 약해지는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나빠지기 때문이다.

엉덩이관절 골절이 위험한 이유는 한 번 골절되면 2차 골절이 생길 위험이 3배 이상 올라가며, 2차 골절이 되면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

한 연구 결과, 엉덩이관절 골절이 생겼을 때 1년 이내 사망할 가능성은 15%, 2년 이내 사망률은 25%, 5년 이내 사망률은 45%였다.

엉덩이관절 골절이 발생했는데 수술을 받지 않으면 1년 이내 사망할 확률은 50%까지 올라간다. 웬만한 암보다 사망률이 높기에 엉덩이관절 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엉덩이관절 부위는 보존적 치료 예후가 좋지 못하므로 대부분 인공관절 치환술 이나 금속 고정술 같은 수술을 해야 한다. 골절 부위가 심하지 않다면 보존적 치료로 골이 아물어 붙을 수 있지만 그러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특히 엉덩이관절 골절 부위에 발생한 통증으로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하므로 신진대사가 잘 되지 않고 각종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이때 면역력이 떨어져 생기는 폐렴ㆍ욕창 등이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합병증이다. 따라서 엉덩이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대부분 수술해야 한다.

◇골다공증 관리가 중요

엉덩이관절 골절을 예방하려면 우선 골다공증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골다공증 발생 위험 요소가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폐경기 여성이거나 골다공증 위험 요소가 하나라도 있으면 병원에서 골밀도를 측정해 골다공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체중이 적게 나가거나(BMI 18.5 이하), 크게 활동하지 않거나, 흡연ㆍ음주를 많이 하거나, 골다공증 골절 가족력이나 과거력이 있거나,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을 많이 먹거나, 조기 폐경이라면 골밀도 검사로 시행해 골다공증으로 인한 엉덩이관절 골절을 예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골밀도가 낮은 골다공증이라면 빨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우리 몸의 뼈는 완성돼 멈춰져 있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뼈세포가 만들어지고 없어지는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신체 활동을 많이 할수록 뼈가 자극돼 뼈를 만드는 작용이 활발하므로 걷기를 비롯한 가벼운 유산소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뼈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칼슘과 비타민 D 섭취가 중요하다. 골다공증이 없더라도 칼슘을 꾸준히 섭취하면 골다공증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다.

성인 남자는 하루 800㎎, 갱년기 전 여성은 1,000㎎, 갱년기 후 여성은 1,500㎎의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루 세끼 영양을 잘 섭취하면 칼슘을 500㎎ 정도 채울 수 있다. 나머지는 유제품, 우유 300㎎ 정도, 칼슘 복합제를 먹는 것도 방법이다.

비타민 D는 폐경 후 하루 800IU 이상이 필요하다. 햇볕이 강한 오전 10시~오후 3시에 1주일에 3번, 30분간 산책하는 것이 비타민 D 흡수에 도움이 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우면 비타민 D 보충제를 먹으면 된다.

엉덩이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크게 외전근 운동, 신전근 운동, 대퇴직근 운동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외전근 운동은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최대한 들어올려 5~10초 버틴 후 내린다. 이 동작을 반복한다. 근력이 좋다면 밴드를 다리에 끼고 해도 되고 서서 해도 된다. 일어서 운동할 경우 의자를 잡고 서서 옆으로 최대한 다리를 벌려준다.

신전근 운동은 천장을 보고 바로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구부리고 발바닥을 바닥에서 밀면서 천천히 엉덩이를 들어줬다가 5~10초 버틴 후 내려준다. 이 동작을 계속 반복하면 된다.

대퇴직근 운동은 천장을 보고 바로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쭉 편 채로 다리를 천천히 위로 들어준다. 이때 발목과 발가락을 내 얼굴 쪽으로 최대한 당기면서 들어줘야 한다. 이 자세로 5~10초 버틴 후 최대한 천천히 내려준다. 틈나는 대로 계속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일 좋은 방법은 골절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미끄러운 바닥은 항상 조심하고 불을 켜고 밝은 환경에서 생활하며, 집안에서는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주변을 잘 정리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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