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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타우로스' BA.2.75 국내서 첫 확진자...이미 지역사회 퍼진 듯

입력
2022.07.14 18:52
수정
2022.07.14 19: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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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인도서 발생해 10여 국가에서 확인
해외 안 간 인천 60대 확진자 첫 검출
중증화·사망 위험성은 아직 불확실

'켄타우로스' BA.2.75 변이가 국내에서 처음 검출된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켄타우로스' BA.2.75 변이가 국내에서 처음 검출된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BA.4나 BA.5보다 전파력과 면역 회피 특성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BA.2.75(일명 켄타우로스)의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 내국인 확진자는 해외여행 이력이 없어, 이미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1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거주 60대 A씨의 검체에서 BA.2.75로 의심되는 변이를 검출했다. 해당 변이에 대한 전장유전체(총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 BA.2.75로 최종 판명됐다.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BA.2.75 변이다.

A씨는 이달 8일 코로나19 증상이 시작됐고 동거인 1명 등 총 4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이 증상이 없는 경증이라 현재 재택치료 중이다. 질병청은 A씨 감염경로에 대해 심층적인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접촉자들에 대해서는 최종 노출일(이달 5일)부터 14일간 추적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A씨는 잠복기를 포함해 해외에 다녀온 이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 확진된 사례라 A씨에 앞서 BA.2.75에 감염된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미 지역사회에 BA.2.75가 퍼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 3차원 그래픽. 게티이미지 뱅크

코로나19 바이러스 3차원 그래픽. 게티이미지 뱅크

BA.2.75는 인도에서 지난 5월 26일 처음 발견된 '스텔스 오미크론'(BA.2) 계통 변이다. 이날 기준 인도(90건) 영국(11건) 미국(5건) 캐나다(4건) 인도네시아(3건) 뉴질랜드(2건) 호주(1건) 일본(1건) 네팔(1건) 터키(1건) 등 10여 개 국가에서 총 119건이 확인됐다. 인도에서는 전체 변이 중 BA.2.75 점유율이 지난달 20일 7.9%에서 1주일 만인 27일 51.35%로 급상승했다.

BA.2.75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변이가 36개인 것으로 분석된다. 28개인 BA.2보다 8개가 더 많다. 이런 특성에 따라 바이러스가 더 효과적으로 체내 세포와 결합하고 백신 또는 감염으로 형성된 항체를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변이와 형태가 다르고 전파속도가 빨라 그리스신화의 반인반수(半人半獸) '켄타우로스'로 불린다.

미국 아칸소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인도에서 BA.2.75 확산 속도는 BA.5보다 3.24배 빨랐다. 면역 회피 특성이 있는 BA.5는 미국, 독일 등을 휩쓸었고 국내에서도 우세종을 예약한 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달 7일 BA.2.75를 BA.5와 마찬가지로 '우려변이'로 지정했다.

다만 BA.2.75가 기존 변이보다 얼마나 더 위험한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인도에서는 BA.2.75가 전염성은 강하지만 위중증이나 사망 위험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질병청은 "BA.2.75는 전파력 증가와 면역 회피 가능성이 있어 국내 발생과 해외 유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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