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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세상,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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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잘알(축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최근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벌어진 논란을 목격했을 듯하다. 공신력 있는 국내 대형 언론사가 이른바 '국뽕' 유튜브 채널이 만든 '가짜뉴스'를 그대로 받아썼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아시아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을 거머쥔 손흥민과 관련된 보도였다.
내용은 이렇다. 브라질 출신 국가대표 히샤를리송이 이달 초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했고, 그가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 때문에 이적했다"는 식의 발언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한 달 전 내한해 축구스타 네이마르와 나란히 앉아 롤러코스터 등 놀이기구를 즐기고, 한국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에서 공격수로 활약한 선수가 바로 그다. 이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뛴 데뷔전이 13일 팀 K리그와의 친선 경기였다.
히샤를리송이 에버튼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건 팩트다. 그러나 그가 인터뷰한 내용의 정확한 출처는 전무한 상황. 해당 언론사도 '브라질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라고 적었을 뿐 어떤 매체인지 밝히지 않았다. "다른 빅클럽 이적요? 거기엔 손흥민이 없잖아요" 같은 '국뽕스러운' 멘트들만 나열했다.
문제는 허위정보가 해당 언론사의 보도를 근거 삼아 또 다른 콘텐츠로 재생산됐다는 점이다. 한 스포츠 유튜브 채널은 아예 사과문까지 올렸다. "업로드한 콘텐츠가 가짜 아니냐는 논란이 있어서 OOO 기사를 토대로 한 거라고 당당히 대응했다. OOO도 당한 거라는 얘길 듣고 (콘텐츠를) 내리게 됐다. 정말 당황스럽다"라고. 일부 온라인 매체에서 해당 내용을 그대로 받아쓴 정황도 포착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튜브에는 '손흥민, 토트넘 내한 이후 레알 마드리드 이적 확정' '손흥민 떠나면 사퇴하겠다는 콘테 감독' 등 '가짜뉴스'도 가득하다. 오죽하면 가짜뉴스에 속지 말라며 출처를 확인해 주고, 팩트 체크까지 해주는 유튜버들이 등장했을까.
이러한 허위정보를 비롯해 폭력·선정적 소재 등 유해 콘텐츠들은 부까지 축적하고 있어 논란은 여전하다. 많게는 수백만, 수천만 건의 상당히 높은 조회수를 자랑하는 콘텐츠도 있다. 유명인의 과거 인터뷰를 짜깁기해 내용을 조작하고, 루머를 사실인 양 퍼트리며 명예훼손까지 일삼는다. 철저하게 익명성에 기대 내레이션만 삽입한 채 말이다.
얼마 전 오래 알고 지낸 한 연예기획사 대표가 전화를 해왔다. 소속 배우에 관한 루머를 기정사실화해 유튜브 영상을 만든 사람을 어떻게 찾아 처벌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방법을 몰라 물었다기보다 절규에 가까운 하소연이었다. 해당 배우가 피폐해져 은퇴까지 고려한다고 했다. 혹시나 나쁜 마음이라도 먹을까 걱정된다는 말과 함께. 이런 영상을 접한 이들은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니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 당사자로선 답답하고 억울한 심정일 것이다.
팩트 체크하지 않은 건 문제지만, 유력 언론사도 진위 여부를 가리지 못하는 판국에 일반 시민들이 무슨 수로 필터링할 수 있을까. 그만큼 유튜브가 생각보다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방증이다.
달리 표현하면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나도 당신도 누구든지 유튜브에서 조리돌림 당할 수 있다. 유튜브 세상,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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