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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영끌족? 소득에 비해 많이 빌렸으면 벌을 받아야"

입력
2022.07.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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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지난 2020년 9월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지난 2020년 9월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는 향후로도 한국은행이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며, 이는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금리 인상에 위기를 맞은 일명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자를 향해선 "자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금융인 출신으로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내면서 정치에도 참여했던 인물이다.

주 전 대표는 14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한국은행이 전날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 예상된 바였다면서 "빅스텝(0.5%포인트 인상),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이런 하나하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자체가 올려 가는 하나의 여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은이 "자기들이 올리고 싶은 수준(기준금리 3%)이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올릴 테니 미리미리 준비하라고 상당히 자세하고 상세하게 설명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대한 답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대한 답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리 인상에도 물가가 안정되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더 올려야 되는데 당장 한꺼번에 올리면 놀랄까 봐 천천히 올리는 것인데, 지금 올리는 과정을 갖고 이거 올린 것으로 물가가 안 잡힌다고 말하는 것은 조금 포인트를 잘못 잡은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서라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연거푸 강조했다. 그는 달러에 비해 높은 가치를 유지하던 유로화의 가치가 1달러 이하로 내려가는 '패리티' 상황이 발생한 것을 지목하며 "유럽(유럽중앙은행·ECB)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을 자꾸 늦추니까 (유로가) 저렇게 내려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대안으로 제시되는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는 "있으면 좋겠지만 다른 나라도 모두 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빚투' '영끌'이 중요한 게 아니다... 가계부채·부동산 거품 내려오는 게 바람직"

지난달 6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광고 안내판. 연합뉴스

지난달 6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광고 안내판. 연합뉴스

주 전 대표는 2030을 중심으로 '영끌'과 '빚투(빚내서 투자)' 등을 이끈 개인 투자자들에 대해서도 동정 대신 쓴소리를 날렸다. "자기의 소득에 비해서 지나치게 돈을 많이 빌린 사람은 그 벌을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며 "돈 빌려서 주식에 투자했는데 주가 내리면 어떡하느냐고 물어보면 무슨 답이 있나"라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역시 "올라간 게 위기지, 내려가는 건 위기가 아니다"라면서 "버블이 유지되는 걸 원하지 않으면 어느 정도는 내려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총부채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이 지난 문재인 정부 때 지지부진했다는 점을 짚으면서 "대출 규제를 허술하게 하고 금리를 더 낮추는 바람에 버블이 유지가 됐다"고 비판했다.

또 "우리나라는 가장 큰 문제가 다른 나라와는 달리 가계가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것이 많은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유로존은 가계대출의 80%가 고정금리인 반면 한국은 거꾸로 77% 정도가 변동금리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13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정부 정책도 잇달아 비판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경제 규모에 비해서 지나치게 올라가도록 놔둔 것은 그동안의 정부와 한국은행의 책임"이라면서 문재인 정부 때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를 지연하다 갑자기 물가와 금리 상승, 규제 강화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의 감세와 긴축재정론에 대해서는 뜬금없다고 각을 세웠다. 그는 "뭐든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에 차이가 있는데, 지금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얘기를 안 하고 엉뚱한 소리를 늘어 놓는다"면서 "정부는 앞으로 인플레이션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 미리미리 경고를 하고 사회적 갈등 중간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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