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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빅스텝, 빚투 견인한 2030 제일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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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30대 분들은 3% 이자로 돈을 빌렸다면 평생 그 수준이라 생각했을 겁니다. 그러나 금리가 장기적으로 그 자리에 머물 것 같다는 가정보다는 위험이 있다는 걸 보고 의사결정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일명 '빅스텝') 발표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빚투(빚 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의 주역들에게 보내는, '호(好)시절은 영원하지 않다'는 조언 내지 경고다.
이 총재는 이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집을 사지 말라고 했는데, 영끌족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 가격이나 주가가 지나치게 높았다며 "금리 상승 국면을 통해 가격이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과정에서 '나 때'와 비교도 나왔다. 그는 "20, 30대 분들은 경제 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 번도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해 보지 않았다"며 "저희 세대만 해도 1970년대를 겪어서 인플레이션과 함께 살았고 그래서 교과서에도 인플레이션이 먼저 (배치돼) 있었다"고 떠올렸다.
앞서 파월 의장이 "수요와 공급이 재조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주택 구입을 만류한 것도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였다. 중앙은행 의장이 직접 의견을 밝힌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결과적으로 그의 말이 맞았다. 이후 발표된 10~16일(현지시간) 기준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금리는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5.78%를 기록했다.
한국도 빅스텝 이후 연간 가계대출 이자가 산술적으로 6조8,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 말 가계대출 1,752조7,000억 원에 5월 변동금리 비중 77.7%, 기준금리 인상분 0.5%포인트를 곱한 값이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이날까지 6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75%포인트 인상했는데, 대입하면 23조8,000억 원의 가계 이자 부담이 증가한 셈이다.
이미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는 2.76~3.15%에서 3.86~4.36%(5월)로 1.1%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2.8% 금리로 2억 원의 주담대 대출을 받았다면 이자만 19만 원(46만 원→65만 원) 늘어났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은 3.22~3.62%에서 4.6~5.07%로 증가폭이 1.5%포인트에 가깝다.
이 총재도 우려했듯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빚투를 견인했던 2030세대다. 설상가상 이들은 지난 4년간 다중채무 금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세대이기도 하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30대 이하 차주의 다중채무액은 159조 원으로 2017년 119조 원에서 33.8% 증가했다. 그중 저축은행에서 빌린 다중채무액(67.9%)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
전날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빅스텝 이후 이자 부담이 대기업은 1조1,000억 원, 중소기업은 2조8,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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