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문위원장 "거리두기, 이미 걸린 사람 많아 효과 없다"

입력
2022.07.13 11:30
수정
2022.07.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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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
"경제 위기인데... 거리두기 국민 수용성 떨어져"
"중환자 없으면 집착하고 싶지 않다"
"현행 백신으론 예방 못하지만 고위험군은 맞아야"

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질병관리청 수도권 질병대응센터에서 열린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질병관리청 수도권 질병대응센터에서 열린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4만 명을 넘는 등 코로나19가 급격하게 재확산하는 가운데 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제는 별로 효과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13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거리두기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을 막아주기 위한 보호 조치인데, 걸린 사람이 너무 많다"면서 "지난번처럼 5인 이하만 모이고 또 8시, 9시, 10시 이렇게 (영업 제한)되면 국민 수용성이 이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결행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로 '경제'를 들었다. "경제가 전 세계적으로 나빠지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했을 때 어려운 분들은 더 어려워질 거니까 저희는 거리두기는 마지막 수단으로 고려해야 하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확진자 자체가 늘어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 확진자가 아무리 많이 발생하더라도, 그 환자들이 병원에 입원을 안 해도 되고 그로 인해서 사망에 이르지 않는다면 웬만큼 숫자가 나오더라도 저희는 거리두기에 대해서 그렇게 집착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당장 전 국민 백신 4차 접종을 할 필요는 없다면서 기존의 백신은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인 BA.5 감염을 예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백신은 코로나19 원종을 겨냥해서 만든 백신이고, 지금은 코로나19가 원종에서 베타, 오미크론의 BA.5까지 가버렸다"면서 "(현행) 백신을 맞아도 감염을 예방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제는 무리"라고 말했다.

다만 중증화를 막기 위해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은 필요하다고 했다. "60세 이상의 고위험군, 만성질환이 있는 그런 분들은 60세 미만이라도 이걸 맞으면 덜 돌아가신다"면서 "사망의 확률을 줄이기 때문에 당연히 확률이 낮은 쪽이 좋지 않겠나. 백신 맞았는데 병이 걸렸고 감염이 돼서 아무 소용이 없네, 그건 일부만 맞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 위원장의 조언대로 정부는 당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향후 확산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개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없이 시작된 유행이고, 어떻게 해서든 감당해야 하는 유행이기 때문에 의료대응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이 정도의 위기 상황까지 가면 거리두기를 할 수도 있다라는 기준점 정도는 제시를 하는 게 어떨까"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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