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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분계선 안 넘으려 안간힘… 통일부, 탈북어민 북송 사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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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3년 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당시 기록용으로 촬영해둔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사진에는 당시 북송된 어민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지 않으려 버티는 장면 등이 담겼다.
통일부는 이날 출입기자단에 2019년 11월 7일 판문점에서 촬영한 북한 어민 2명의 북송 사진 10장을 공개했다. 탈북 어민 2명이 포승줄에 묶이고 안대를 한 채 판문점에 도착했을 때부터 찍은 사진이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MDL 앞에 선 한 어민은 상체를 숙이고 얼굴을 감싸는가 하면, MDL을 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다 넘어지기도 했다. 이에 정부 관계자들이 그를 일으키는 모습, 어민의 양팔을 끼고 강제로 이끄는 모습도 담겼다.
이들은 당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역을 항해하다 우리 해군에 의해 나포됐다. 정부는 당시 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합동조사를 벌인 지 사흘 만에 '동료 선원들을 살해하고 도주하던 중으로, 귀순 진정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곧이어 판문점을 통해 이들을 북송했다.
그간 이들이 타고 온 오징어잡이 목선의 사진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북송 당시 모습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통상 판문점에서 북한 주민 송환 시 기록 차원에서 사진을 촬영해 왔다"며 "이날 국회 요구자료로 송환 사진을 제출했으며, 같은 자료를 기자단에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요청에 따라 제출된 것이지만, 정치적 공방이 한창인 사건의 사진을 정부가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진을 제출받은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대외비까지는 아닌 듯하고,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서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기 싫은 사람을 억지로 떠미는 게 눈에 보인다"며 "귀순 의사를 밝힌 사람을 사지로 몰아 넣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당시 어민들이 서면으로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남북관계 등을 감안해 단기간의 합동조사 끝에 자의적으로 이들을 북송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최근 재점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서훈 당시 원장을 '합동조사를 강제로 조기 종료시킨'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3년 전엔 '귀순 진정성이 없었다'던 통일부 역시 "탈북 어민이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고, 북한으로 넘겼을 경우에 받게 될 여러 피해를 생각한다면 북송은 분명하게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판단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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