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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 창궐 때 '선비의사'가 나섰다…영주시 소수박물관 특별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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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의료기관이 취약할 수 밖에 없던 지방에서 역병이 돌 때 의료지식을 겸비한 선비들의 활약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획전이 열린다.
경북 영주시 소수박물관에서는 12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백성을 치유한 선비의사, 유의(儒醫)' 특별 기획전을 연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는 시기에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과 소수박물관이 공동 진행하는 기획전이어서 눈길을 끈다.
전시는 1부 조선의 선비, 역병을 마주하다 2부 선비, 의학의 길을 걷다 3부 유의, 의학으로 인을 실천하다 4부 치유, 한마음으로 이겨내다 등으로 구성됐다. 전시유물로는 허준의 동의보감, 류성룡의 침경요결, 정약용의 마과회통 등 널리 알려진 의서를 비롯해 선비의사들의 임상경험을 담은 저작과 일기, 의학 도구 등 32건, 110점이 선보인다.
영주에는 조선에서 가장 이른 시기인 1418년 설립된 공립 지방의원인 제민루가 있어 의료기관 중심 역할을 했다. 이번 전시에는 제민루에서 관리하던 의서 의약도구 등을 기록한 '의원잡물질'과 '천하명의'로 이름을 떨쳤던 영주지역 선비의사 이석간(1509~1574)이 명나라 황제 모후의 병을 고쳐 주고 하사받은 복숭아 씨앗으로 만든 술잔 등도 전시된다. 제민루는 처음에는 지역 의료기관은 물론 의학학교를 겸해 운영하다가 1591년부터 본격 지방의원 기능을 수행했다.
윤정숙 소수박물관 주문관은 "선비가 전문의료인은 아니지만 학자적 호기심으로 의료 기술과 지식을 익혀 처음에는 개별적으로 가족들의 병을 돌보다 점차 지역민들의 진료로 대상을 넓혔다"고 말했다.
선비의사들은 저마다 처한 위치나 입장은 달랐지만 모두 병으로 고통받는 백성을 보고 아파하며 인술을 베풀었고, 더불어 병든 세상을 함께 치유하는 유교사상을 실천했다. 천연두가 창궐할 때나 임진왜란 당시 확산한 이질 등을 해결하는데에도 선비들은 평소 임상경험 등을 동원해 약재를 조달하고 치료에 나서는 등 주도적 구실을 했다.
이번 기획전시에서는 이른바 '유의'로 불린 선비의사들의 활약상을 통해 '조선시대에는 어떻게 역병에 대처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금창헌 영주시 소수박물관장은 "현대의 발달한 의학으로도 당당히 맞서지 못하는 미지의 전염병에 맞서 고군분투한 선비의사들의 지혜와 성심에 온전히 다가서 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람은 위는 날 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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