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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너마저…"강제북송은 잘못" 말 바꾸기

입력
2022.07.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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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헌법상 국민, 북송 시 여러 피해"
'실효적 국민' 인정 않은 3년 전과 다른 태도
일방 조사 반성했지만, 해석 갈려 공방 예상

한기호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북어부 강제북송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北인권단체들의 행동대책 : 탈북인권단체총연합회 특별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기호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북어부 강제북송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北인권단체들의 행동대책 : 탈북인권단체총연합회 특별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잘못된 부분이 있다."

11일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

통일부가 2019년 11월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한 입장을 뒤집었다. 2020년 9월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 '월북' 판단을 번복한 해경과 국방부에 이어 통일부도 말을 바꿨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북 이슈를 둘러싼 정부 부처의 잇단 눈치 보기가 정치적 논란을 되레 부추긴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2019년 당시 탈북 어민 2명을 강제 북송한 정부 조치와 관련해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고, 북한으로 넘겼을 경우 받게 될 여러 피해를 생각한다면 분명하게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헌법 제3조(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에 따라 그들도 우리 국민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보다 철저한 보호가 필요했다고 공식 인정한 셈이다. 지난달 21일 통일부 고위당국자가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상 우리 국민이고 (북방한계선 이남의) 우리 영토를 넘어온 이상 당연히 받아들였어야 한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사건 직후 통일부 입장은 달랐다. 어민들을 북한에 돌려보내면서 "동료 선원들을 살해 후 도주 중이었던 정황에 비춰, 귀순 의사에 진정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우리 국민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김연철 당시 통일부 장관도 국회에 출석해 "(헌법상) 잠재적 국민이 맞지만 실제 법을 적용할 땐 남북관계의 이중성을 고려한다"며 "귀순의사의 진정성 (확인) 등 절차를 거쳐 (실효적 국민인) 북한 이탈주민으로 수용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통일부가 '헌법상 국민'과 '실효적 국민'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북한 주민은 헌법상 국민인 만큼 탈북한 이들을 강제 북송할 법적 근거는 없다. 다만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받는 현실을 감안, 대법원 판례 등은 북한 주민을 외국인에 준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으로 보기도 한다. 3년 전 정부는 해당 선원들이 살인을 저지른 '사실상 외국인'으로 봤고, 출입국관리법 등 취지에 따라 국민 안전보장 차원에서 입국을 막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문제는 이들이 합동조사 과정에서 서면으로 귀순 의사를 표한 적이 있다는 점이다. 김 전 장관도 3년 전 국회에 출석해 인정한 내용이다. '한국의 보호를 받으려는 의사표시'는 북한 주민이 실효적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한 핵심 조건이다. 따라서 그러한 의사표시가 있었다면 이들을 성급하게 북한에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더군다나 당시 정부는 변호인 조력 없는 사흘간의 일방적 합동조사만으로 이들에 대한 범죄 혐의 및 귀순 의사 판단을 끝냈다. 이에 통일부도 과거 정부가 절차적 원칙을 간과하고 잠재적 국민인 이들을 사지로 내몰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국가정보원이 서훈 전 원장을 고발한 과정에서 밝혔듯, 이 과정에서 허위공문서 작성이나 부당한 압력 등이 동원됐다면 명백한 법 위반이다.

다만 북한 주민이 신분과 월남 의도를 속일 경우를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형식적인 귀순 의사 표명만으로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는 반론도 있다. 당시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이들은 북방한계선을 넘은 뒤에도 (우리 측에) 귀순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이틀간 도망치며 시간을 끌었고, 특전요원이 제압한 뒤에야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귀순에 '진정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정준기 기자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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