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이은해 도피 조력자 2명, 법정서 혐의 부인

입력
2022.07.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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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금 술값 밥값 준 적은 있어"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왼쪽)와 조현수가 지난 4월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미추홀구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왼쪽)와 조현수가 지난 4월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미추홀구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계곡 살인사건' 피고인 이은해(31)와 그의 내연남 조현수(30)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 2명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범인 도피 혐의로 기소된 A(32)씨와 B(31)씨의 변호인은 11일 인천지법 형사15단독 오한승 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A씨의 혐의는 전부, B씨 혐의는 일부 부인한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A씨가 지난해 12월 13일 자신의 집에서 이은해와 조현수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도피 자금을 건네고 은신처를 마련해주는 등 도피를 도운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두 사람의 도피를 모의하거나 이들에게 불법 사이트 관리·홍보를 맡기는 대가로 현금 1,900만 원을 건네 도피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변호인은 다만 이은해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현금 100만 원을 주고, 도피 기간에 몇 차례 만나 술값과 밥값으로 100만 원을 쓴 사실은 있다고 인정했다.

B씨 측도 은신처인 오피스텔 임대차 계약을 자신 명의로 했고, 컴퓨터와 모니터, 헤드셋 등을 마련해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컴퓨터 등이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에 사용된 사실은 몰랐다고 밝혔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하루 앞두고 잠적한 이은해와 조현수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지난 1월 3일 경기 고양시 오피스텔을 보증금 100만 원, 월세 80만 원에 임대차 계약을 하고, 이은해 일당에게 은신처로 제공했다. 이들이 "한곳에 오래 머물면 체포될 수 있다"고 우려하자, 2월 25일 고양시 덕양구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을 보증금 300만 원, 월세 100만 원에 계약해 추가로 제공하기도 했다.

A씨와 B씨의 변호인은 지난달 27일 열린 첫 재판에선 "검찰 공소사실과 기록 열람·등사가 늦어져 검토를 마치지 못했다"며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쯤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은해의 남편 윤모씨에게 아무런 장비 없이 4m 높이 바위에서 3m 깊이 계곡으로 다이빙하도록 강요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씨에게 복어피 등을 먹이고, 3개월 뒤에는 경기 용인시 낚시터에서 물에 빠뜨려 죽이려 한 혐의(살인 미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 원을 타기 위해 직접 살해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살인죄를 적용했다. 이씨 등은 도주한 지 4개월 만에 은신처인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붙잡혔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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