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코로나19 확산에 불가피"

입력
2022.07.11 10:13
수정
2022.07.1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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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尹 애착 커... 지지율 하락 원인 아냐"
野 "말도 안 되는 변명... 야당·국민과 소통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이어 오던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잠정 중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가피한 선제적 조치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11일 공지문을 통해 "국민소통관 기자실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취임 후 윤 대통령이 외부 일정 없는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용산 대통령실은 사무공간이 매우 밀집해 있는 데다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실이 분리돼 있지 않다"며 "그만큼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점을 감안해 기자 여러분들의 양해를 당부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 취재(공동 취재)를 가급적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대변인의 브리핑도 가급적 서면 브리핑 중심으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서 1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산세가 있어 윤 대통령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인 것이다.

대변인실은 코로나19 확산세를 우려해 애초 이날부터 자율 취재였던 도어스테핑을 3명가량의 기자들을 대표로 보내 취재하는 풀 취재 형식으로 바꾸고자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주재 회의에서 잠정 중단키로 결정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좁은 기자실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지지율 하락을 의식해 '발언 리스크'를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각본 없이 진행돼 온 도어스테핑은 윤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 등으로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대통령실은 방역 등을 도어스테핑 중단 이유로 꼽았지만, 정부는 아직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내리기 전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지율이 떨어져서 중단한다는 게 절대 아니다"며 "도어스테핑에 대한 대통령의 애착이 크다"고 설명했다.

도어스테핑 재개 시점은 불분명하다. 코로나19 확산 국면과 정부의 방역 지침 상황에 따라 조정될 여지가 크다. 대통령실은 "확진자가 더 이상 늘지 않고, 상황이 안정되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곧바로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野 "지지율 하락에 말도 안 되는 변명"

야당은 대통령실의 방침에 도어스테핑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고 보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잠정 중단의 배경으로 코로나19 확산을 꼽은 대통령실 언급에 대해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며 "여러 실언이 지지율 저하로 이어진다고 평가한 것 같은데 정제된 방식으로 방법을 고민하겠다는 것이 솔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영 정의당 비대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말을 멈췄다고 귀까지 닫진 말기 바란다"며 "야당과 대화하고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부터가 진짜 소통의 시작"이라고 했다.

김현빈 기자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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