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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여당은 대통령실 하수인 아냐"…정치 복귀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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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에서 경제 위기 해결을 위해 내놓은 대책이 대체 무엇이 있나."
유승민 전 의원이 9일 국민의힘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집권 여당이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징계와 당권 다툼에 빠져 경제 문제 해결에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신 유 전 의원은 "규제 개혁과 인재 양성 등 경제 체질 변화를 위한 장기적인 대응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향후 행보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 나타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가사를 담은 노래로 북콘서트를 시작하기도 했다. '경제통'으로 제 목소리를 내며 본격적인 정치 복귀 수순을 밟는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대구 수성구에서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 북콘서트를 한 뒤 한국일보와 따로 만나 "여당이 중심을 잡고 경제 위기를 이기기 위해 전열을 정비해 나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닥쳐오는 경제 상황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에 준하는 심각한 위기"라며 "전임 정부를 비난하고 책임을 돌려서는 지금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집권 여당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의 정책과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는 데 있어 여당이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지난 두 달은 그러지 못했다"며 "무조건 대통령실이 하자는 대로 거수기, 하수인 역할을 하는 건 여당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2015년 당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과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 당 윤리위원회를 향해선 '조폭', '졸렬'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보다 거칠게 비판했다. 그는 "의혹만 갖고 중징계를 내린 건 조폭들 하는 짓과 무엇이 다르냐"며 "대선과 지선이 끝나고 징계를 내린 건 졸렬한 처사"라고 성토했다.
그는 특히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두 달째 경찰 조사에 불응하는 분도 있다"며 "윤리위가 그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 대표에 대해선 의혹만으로 중징계하는 건 공정과 상식에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직격했다. 윤 대통령의 어젠다인 '공정과 상식'을 거론하며 이 대표 징계와 무관하지 않음을 지적한 셈이다.
그는 이날 북콘서트 중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도 곳곳에서 드러냈다. 유 전 의원은 경제 위기 해법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이 되고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면 그때부터는 그전의 정부를 비난하거나 욕하면서 책임을 돌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고 했다. 공교육 강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도 "지금 우리 대통령이나 교육부 장관 이런 분들이 학교 교육을 확 바꿔서 학원 안 가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줄 의지와 능력, 역량이 있는지 몹시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구에서 열린 그의 북콘서트엔 지지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모인 지지자들은 2030세대와 40대 이하가 대다수로, 유 전 의원을 향해 '따뜻한 보수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 '배신의 정치라는 굴레를 어떻게 넘을 것이냐' 등 돌직구 질문을 쏟아냈다. 유 전 의원은 "대구·경북에 살면서 유승민 지지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대구에서 마이크 잡고 얘기할 땐 속에서 뭔가 뜨거운 게 올라온다"고 했다. 그는 행사가 끝난 뒤에도 3시간 동안 남아 지지자들과 한 명씩 대화를 나눴다.
유 전 의원이 책을 내고 지지자들을 만나며 사실상 정치 복귀 수순을 밟는 데 대해 당내에서는 조기 당권투쟁을 계기로 대선주자급 인사들의 복귀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보수 진영 차기 지도자로 높은 순위에 올라선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대선주자급 인사들도 앞다퉈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는 윤리위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이 대표를 향해 "좀더 성숙해져서 돌아오라"며 중앙 정치 무대에 발을 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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