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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이상 생리가 없는데…다낭성난소증후군 등 질환 때문?

입력
2022.07.10 20:1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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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를 하지 않는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여성호르몬 불균형, 건강 이상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생리를 하지 않는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여성호르몬 불균형, 건강 이상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생리는 여성 건강을 확인하는 중요한 지표의 하나다. 건강한 여성의 정상적인 생리 주기는 28일 정도이며 생리 기간은 2~7일 정도다. 이런 범주를 벗어나는 것을 생리불순이라고 한다.

하지만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조차 지키기 어렵고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일상이 반복되는 요즘 한두 번 생리를 거르는 여성이 적지 않다.

이런 무월경을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여성도 적지 않지만 생리를 하지 않는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여성호르몬 불균형, 건강 이상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김용진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여성들이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 생리 불순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불규칙적인 생리 주기나 무월경이 지속되면 생식에 관련된 호르몬 분비장애나 조기 폐경,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을 의심해 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월경은 1차성 무월경과 2차성 무월경으로 구분된다. 1차성 무월경은 월경을 시작할 것으로 생각되는 나이가 지난 후에도 초경이 없는 것이다. 대부분 체질적으로 초경이 늦어지는 형태로 ‘생리적 지연’이라고 하며 시간을 두고 관찰하면 늦더라도 16~18세에 생리를 시작한다.

이 밖에 일부에서 호르몬, 자궁, 난소 이상과 관련된 질환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2차 성징 진행이나 키 성장에 문제점이 함께 발견되면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2차성 무월경은 초경 이후 임신이나 자연적 폐경이 아님에도 생리를 하지 않는 것이다. 건강한 여성의 생리는 25~35일 주기로 4~6일간 40~80mL의 출혈이 있는 것으로 정의된다. 이는 뇌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통해 조절된다.

이런 호르몬을 분비하는 축에 문제가 생기거나 몇 가지 특이한 상황을 제외하면 생리 규칙성과 패턴 저해는 뇌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로 이어지는 축 기능이 문제가 생긴 것이다.

2차성 무월경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과도한 스트레스, 급격한 체중 변화, 식이장애, 수면장애, 극심한 신체 활동 등이다. 이러한 호르몬 조절 축이 흔들려 생리를 건너뛰는 일은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실제로 2차성 무월경 가운데 30% 정도가 이런 원인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때 다른 요인이 없다면 무월경의 원인 해소, 생활 습관 교정, 일시적으로 혼란스러워진 호르몬 교정을 통해 생리를 정상적으로 회복함으로써 별문제 없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반면 무월경의 절반 이상은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원인을 가지고 있다. 특히 무월경은 그 자체로 여성호르몬 균형이 깨어진 상태를 의미하므로 어떤 원인에 의한 무월경이든 장기간 방치하면 안 된다.

불균형한 호르몬에 장기간 노출된 특정 장기에서는 여성호르몬 의존성 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 또는 인체에 프로그램화된 것보다 일찍 줄어든 여성호르몬은 심뇌혈관 질환, 골다공증, 치매 등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치료해야 하는 2차성 무월경 원인 가운데 호르몬 축 자체 이상으로는 뇌 시상하부, 뇌하수체, 난소 자체 손상이나 기능 저하(조기 난소부전 등), 비정상적인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종양 등이 있다.

호르몬 축 기능을 방해하는 원인으로는 간이나 콩팥 부전 같은 심각한 전신 질환, 유즙 분비 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부신 호르몬 등 다른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 이상,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이 있다.

정인철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따라서 세 번의 생리 주기에 해당하는 기간이나 6개월 이상 생리가 없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기본 문진과 진찰, 골반 초음파검사, 혈액검사 등으로 다른 중대한 질환 대부분을 알아낼 수 있다. 또한 약이나 주사로 호르몬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불균형한 호르몬 분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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