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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이식, 획기적으로 성공률 높이는 길 열린다

입력
2022.07.0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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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수·권유욱 서울대병원 교수팀이 골수 조혈모세포의 휴면·증식 조절하는 대식세포를 발견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김효수·권유욱 서울대병원 교수팀이 골수 조혈모세포의 휴면·증식 조절하는 대식세포를 발견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조혈모세포 항상성을 유지하는 특별한 대식(大食)세포를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발견했다. 이 대식세포를 활용하면 골수에서 가장 젊고 분화 능력이 뛰어난 ‘최상위 조혈모세포’를 대량 생산하는 길을 열 수 있다. 이에 따라 골수이식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게 된다.

김효수·권유욱 서울대병원 순한기내과 교수팀은 ‘αSMA+COX2+ACKR1+ 대식세포’가 최상위 조혈모세포 분화와 세포 주기를 조절할 수 있는 핵심 세포임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줄기세포 분야 국제 학술지인 ‘셀 스템 셀(Cell Stem Cell, IF; 25.7)’에 실렸다.

골수이식(조혈모세포 이식술)은 혈액 암 환자에게 완치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치료법이다. 백혈병 같은 혈액 암 뿐만 아니라, 재생 불량성 빈혈, 골수이형성증후군,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등 혈액 질환이나 복합면역부전증,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치료법으로도 쓰일 수 있다.

골수이식 효율을 높이려면 최상위 조혈모세포를 증폭하는 기술이 필요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특히 조혈모세포의 휴면ㆍ증식을 조절해 항상성을 유지하는 세포는 체내에 그 수가 매우 적어 증명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독일(루트비히-막스밀리안스대)ㆍ영국(퀸메리대)ㆍ미국(하버드대) 공동 연구팀은 DARC(ACKR1) 단백질이 다량 발현되는 적혈모구가 조혈모세포 항상성을 유지하는 핵심 세포라고 주장했지만 객관적으로 증명하진 못했다.

김효수ㆍ권유욱 교수팀은 단핵구·대식세포 특이적 DARC 조건부 녹아웃 마우스 및 고해상도 단일 세포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조혈모세포 항상성 조절을 담당하는 핵심 세포와 그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그 결과, 3중 단백질 마커(αSMA, COX2, DARC)를 동시에 발현하는 극소수 대식세포가 최상위 조혈모세포 항상성을 유지하는 핵심 세포라는 걸 규명했다.

이 대식세포에서 발현된 DARC 단백질이 조혈모세포의 Kai1 단백질과 결합하면 조혈모세포가 휴면에 들어가면서 영원 불멸성을 획득하게 된다.

반면 DARC-Kai1 단백질 결합이 해체되면 조혈모세포가 증식을 시작해 혈구세포들이 대량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단핵구와 조혈모세포 간 DARC-Kai1 결합을 조절한다면 탁월한 조혈 기능을 가진 최상위 조혈모세포를 대량 생산하는 배양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백혈병, 악성 빈혈 같은 골수 기능 부전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골수이식 성공률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김효수 교수는 “최상위 조혈모세포의 젊음을 유지한 채 대량으로 증폭해 보관하는 방법이 상용화된다면 최상위 조혈모세포 증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신속히 공급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또한 최상위 줄기세포를 공여하는 조혈모세포은행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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