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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빌라서 30층 아파트로… 구로 우신빌라 변신 밑그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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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6일 오후 서울 구로구민회관에서는 궁동 우신빌라 재건축 주민설명회를 찾은 250여 명의 주민들로 북적였다. 수년째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 탓에 회관 입구에 놓인 조감도를 보고도 못 미더운 표정을 내비치는 주민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주민설명회가 진행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신속통합기획'에 따른 재건축 과정이 설명되자, 고개를 끄덕이고 메모까지 하면서 집중하는 주민들의 열기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1988년 궁동에 지어진 우신빌라는 서울 서남권에서는 드물게 입지 조건이 돋보이는 대규모 단지다. 대로변에 위치한 데다 서울 지하철 1∙7호선 온수역과 가까워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다. 세종과학고와 우신중∙고, 온수초와 인접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학군도 남부럽잖다는 얘기를 듣는다. 주변으로 '온수역세권 활성화 사업'이 진행되는 등 개발 호재도 기대감을 키운다.
주변 조건에 비해 우신빌라 주민들의 삶은 열악하다. 1997년 오류고가차도가 빌라 바로 옆에 들어선 이래, 남쪽 보행로는 사람이 오가기 위험한 길목이 됐다. 단지 경계를 따라 세워진 옹벽은 붕괴위험이 크지만, 외부인들의 불법주차까지 비일비재해 어찌 손을 쓰지도 못하고 있다. 1988년 준공과 함께 입주해 34년째 우신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이혜선(43)씨는 "요즘 같은 장마철만 되면 비가 줄줄 샐 정도"라면서 "주민 각자가 인테리어를 고치며 사는 것도 한계에 이르렀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2016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6년간 전혀 속도를 내지 못했다.
'2종 7층' 규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더구나 단지 북·서쪽에 위치한 학교 일조권 보장을 위해 절반은 중저층 이하로 신축 자체가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사업성 확보를 위한 단지 전체를 고층 건물로 설계하는 방안 자체가 불가능했다.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단지에서는 2018년 신탁에 사업을 대행하는 방식까지 고민했지만, 주민들 간 이견으로 반년 만에 무산됐다.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새롭게 내놓은 신속통합기획은 우신빌라 주민들에게 새로운 변곡점이었다. 특히 기부채납받은 땅에 생활SOC(사회간접자본)를 조성하는 등 공공성을 높이는 대신 용적률 등 규제를 완화하고 심의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식은 우신빌라 재건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우신빌라는 지난해 11월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됐다. 신속통합기획에 동의한 주민 A(52)씨는 "처음에는 공공주도 개발 방식과 헷갈렸지만, 주민 중심의 민간 사업을 지원해주는 방식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끌렸다"면서 "재건축은 속도가 생명인데 시가 나서서 인센티브를 주고 기간을 단축해준다고 하니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주민설명회에서 서울시는 우신빌라 단지 부지를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하고 층수제한을 최고 25층에서 30층으로 완화하는 안을 제시했다. 학교 일조권 때문에 제한된 북측 건물의 용적률을 남측 건물에 몰아줄 수 있도록 한 셈이다. 현행법상 개발이 불가능해 애물단지 취급받던 단지 내 '1급 비오톱(생물서식지)'은 산책로로 활용, 녹지 조성에 이용하기로 했다. 대신 외부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부지에 공원과 공용주차장을 놓아 인근 주민들이 개발 편익을 함께 누리는 내용을 포함시켰다.설명을 들은 주민들은 일단 기대감이 크다. 이혜선씨는 "노후 주택에 사는 불편은 커가고 재건축은 요원한 상황에 신속통합 대상지로 포함돼 다행"이라며 "앞으로 향후 절차가 잘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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