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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 원이면 냉면 반 그릇... 고물가 시대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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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 짜리 한 장으로는 한 끼 해결이 어려운 시대다. 7일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8개 대표 외식 품목의 가격이 올해 상반기 모두 올랐다. 그중 자장면이 5,769원(1월)에서 6,262원으로 8.5% 올라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다. 한 줄에 2,946원인 김밥(6.4%)과 200g당 1만7,783원으로 조사된 삼겹살(4.7%)도 상승폭이 컸다.
소비자원의 발표대로라면 자장면·칼국수·김밥·냉면·삼겹살·김치찌개 백반·삼계탕·비빔밥 중 김밥과 삼겹살 한 조각 외에는 5,000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음식은 없다. 다만, 5,000원어치만 먹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 그 양을 환산해 보니 치솟은 물가를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삽겹살을 5,000원어치 구입해 보니 67g, 성인 여성의 손바닥만 한 덩어리 하나 정도에 불과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 시내 식당에서 삼겹살을 배부를 정도(200g)로 사먹으려면 1인당 17,783원을 지불해야 한다.
여름 메뉴의 주인공 냉면은 5,000원으로 절반도 채 먹지 못한다. 6월 말 기준 서울 지역 외식 냉면 가격이 한 그릇에 1만279원이므로 5,000원으로는 0.48그릇밖에 먹을 수가 없다. 탱글탱글한 면이 반 이상 잘려나가고 계란도, 고명도 절반씩 싹둑 잘려나가니 그야말로 반쪽짜리 음식이 된다. 찬 국물만 벌컥벌컥 삼켜 허전한 속을 달래란 말인가.
한 그릇에 1만4,885원이나 하는 '이열치열' 삼계탕은 5,000원어치가 1/3 정도인 0.34그릇. 닭 다리 한 쪽과 약간의 가슴살을 먹으면 끝이다. 후루룩 먹고 나면 항상 아쉬운 자장면은 5,000원어치(0.8그릇)로 배가 찰 리 없어 보였다.
마지막 보루인 김밥은 그나마 한 줄을 온전히 먹을 수 있다. 한 줄에 2,946원이니 5,000원어치면 1.7줄, 한 줄하고도 일곱 알을 더 먹을 수 있다. 8개 대표 외식 메뉴 중 단돈 5,000원으로 배를 채울 수 있는 유일한 품목인 셈이다.
연일 고공행진 중인 외식 물가는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6월 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7.4% 올라 외환위기(7.6%)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고점을 찍은 시기에 구입한 물량은 올해 3분기에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라 가격 상승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 고물가 시대 초라한 밥상 풍경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겹살 67g
삼계탕 0.34그릇
냉면 0.48그릇
비빔밥 0.52그릇
칼국수 0.6그릇
김치찌개 백반 0.68그릇
자장면 0.8그릇
김밥 1.7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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