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文정부 겨냥... 尹 "5년간 재정 악화, 재정만능 환상 벗어나야"

입력
2022.07.07 17:00
수정
2022.07.0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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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첫 국가재정전략회의 확대재정 비판
공공자산 매각·공무원 정원 등 엄격 운용 강조
아낀 재정, 취약층·미래동력·국정과제에 투입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충북 청주 충북대학교에서 새 정부 5년간의 국가재정운용방향을 논의하는 2022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주=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충북 청주 충북대학교에서 새 정부 5년간의 국가재정운용방향을 논의하는 2022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주=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예산만 투입하면 저절로 경제가 성장하고 민생이 나아질 것이란 재정만능주의 환상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5년간 재정 상황이 크게 악화했다"고 진단하며 문재인 정부의 확대재정 정책을 비판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공공부문의 자산 매각도 언급하며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북 청주 충북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지난 2017년 국가 채무가 400조 원에서 올해 말 1,000조 원이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언급하며 "그 탄탄했던 재정이 국가 신인도의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지적받을 상황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증가 규모와 속도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매년 예산 편성을 앞두고 국가재정 운용의 큰 방향과 전략을 결정하는 최고위급 의사결정체다. 이 자리에서 전 정부의 재정운용을 지적하고 각 부처에 '허리띠 졸라매기'를 강조한 것이다.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공공부문의 자산을 전수조사해 기관 고유의 기능과 연관성이 낮은 자산부터 적정 수준으로 매각 처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의 정원과 보수도 엄격한 기준으로 운용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세력화하지 못한 그런 약자들이 많다"며 "진정한 사회적 약자, 취약계층이 어려운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을 긴축해서 조성된 자금으로 이분들을 더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성장동력과 국정 과제에 대한 재정 투입 필요성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초격차 전략기술의 육성, 미래산업 핵심 인재 양성과 같이 국가의 미래 먹거리와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사업에는 과감하게 돈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 공약인 병사 봉급 인상을 언급하면서는 "국민께 약속한 국정과제는 절약한 재원으로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학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청주=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학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청주=서재훈 기자


민간 전문가 대거 초청... 현장 목소리 청취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된 국가재정전략회의 통상 공무원과 재정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회의였다. 그러나 이날은 권오현 삼성전자 상근고문, 이수만 SM 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곽노정 SK 하이닉스 대표이사, 하정우 네이버 AI(인공지능)랩 연구소장 등 민간 전문가들을 초청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가 발제와 토론에 적극 참여해 정책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줌으로써 재정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측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들이, 국민의힘 측에선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정 고위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충북대를 회의장소로 선정한 것은 재정운용 원칙과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연계하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재정이 청년과 미래 세대를 위해 쓰여야 한다는 새 정부의 의지를 담았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대통령은 회의 후 충북대 학생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지방대학 및 지역인재 육성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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