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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독립투사가 슈퍼히어로? 187분 동안 아드레날린 ‘뿜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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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가 있다. 괴력의 소유자들이다. 힘이 초능력 수준이다. 한 남자는 호랑이를 무기 없이 때려 잡는다. 또 다른 남자는 수천 명과 맞서 싸워 이긴다. 남다른 힘만으로도 부귀를 누릴 만한데 인도인에게 호락호락한 세상이 아니다. 때는 1920년대, 영국이 식민지배하고 있다. 제국에 맞서 싸울지, 현실에 순응해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 야수 같은 두 남자 중 코마람 빔(라마 라오 주니어)은 저항의 길을 택한다. 반면 또 다른 괴력 남 라마 라주(람 차란)는 경찰로 출세하려 한다.
빔은 총독관저에 침투하려 한다. 총독 부부에게 끌려간 마을 소녀 말리를 데려가기 위해서다. 식민지 경찰은 무지막지한 힘을 지닌 빔이 총독의 안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다. 출세욕이 불타는 라주가 빔을 잡아보겠다고 나선다. 둘의 대결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라주와 빔은 엉뚱하게 인연을 맺는다. 사고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한 소년을 협력해 구하면서다. 두 사람은 눈빛과 몸 동작만으로도 상대의 의중을 안다.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운명이다.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라주와 빔은 사랑을 방불케 할 우정을 쌓아간다.
두 친구가 곧 진실을 알게 되고 목숨 건 싸움을 하리라 예상할 수 있다. 이야기는 예측을 벗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른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반전을 살짝 다시 비트는 변주가 결말부를 이끈다. 아슬아슬 이어지던 우정은 파국을 맞으나 두 사람은 다시 손잡을 수 있는 전기를 맞기도 한다.
감정의 진폭이 큰 이야기 마디마디마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끼어든다. 숲에서 호랑이에게 쫓기던 빔이 위기를 벗어나는 장면, 라주가 군중 사이에서 임무를 다하려 하는 대목 등이 보는 이의 시간을 훔친다. 컴퓨터그래픽의 도움을 받은 게 역력한 장면들이 여럿 있으나 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 양념처럼 끼어드는 노래와 춤이 흥겹기도 한다. 주인공들의 역동적인 면모가 상영시간 187분 동안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시킨다.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는 인도 영화, 정확히는 ‘톨리우드(텔루구와 할리우드를 조합)’의 힘을 느끼게 한다. 톨리우드는 인도 동남부 텔루구어 사용 지역 영화를 의미한다. 인도 최대 영화 생산지 뭄바이에서 만들어지는 힌디어 영화 ‘발리우드’와는 다르다. 텔루구어를 제1언어로 쓰는 6,600만 명이 산업적 기반이다. ‘RRR’의 제작비는 55억 루피(약 910억 원)다. 할리우드 못지않은 물량 공세다. 3월 25일 인도에서 개봉했고, 전 세계 극장에서 벌어들인 돈만 120억 루피(약 1,982억 원)로 추산된다.
제목 ‘RRR’은 ‘라이즈(Rise)’와 ‘로어(Roar)’ ‘리볼트(Revolt)’를 의미한다. 봉기와 포효, 전복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인도 민중의 식민지배 체제에 대한 반격을 담고 있다. 영화 속 기둥 캐릭터인 코라람 빔(1900~1940)과 라마 라주(1897~1924)는 실제 인도 독립투사다. 둘이 엄청난 힘을 지닌 존재로 서로 우정을 나누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상상에서 이야기가 출발했다. 식민지배의 역사를 지닌 이들이라면 공감대가 넓을 듯하다. 인도 영화는 노래와 춤이 전부라는 편견을 산산이 깨는 작품이기도 하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91%), 관객(94%)
***한국일보 추천 지수: ★★★☆(★ 5개 만점, ☆ 반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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