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광주에 짓는 첫 복합 쇼핑몰 위치는...광주신세계 코앞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에 복합쇼핑몰 계획
"'더현대 서울' DNA 업그레이드한 미래형 문화복합몰"

지난해 2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오픈한 더현대 서울의 5층 사운즈포레스트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이 광주광역시 옛 도심에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과 같은 대규모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가칭)'를 짓는다. 설립 계획이 확정되면 광주에 들어서는 첫 복합쇼핑몰이 될 전망이다. 특히 쇼핑몰이 들어설 위치는 광주에서 독주 체제를 유지해 온 광주신세계의 코앞이라는 점에서 '현대'와 '신세계'의 불꽃 튀는 대결도 볼 만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현대백화점그룹은 부동산 개발기업인 휴먼스홀딩스제1차PFV와 함께 광주 북구 일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 31만㎡(약 9만 평)에 미래형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를 열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더현대 광주는 영업 면적(8만9,100㎡)의 절반 이상을 자연조경과 휴식공간으로 꾸미는 등 파격적인 공간 구성을 보여준 '더현대 서울'의 DNA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미래형 문화 복합몰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 소매점을 중심으로 결합된 지금의 복합 쇼핑몰과는 구분되는 개념으로, 쇼핑과 더불어 여가, 휴식,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이 접목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더현대 광주가 미래형 문화복합몰을 구현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현대 광주’가 들어서는 부지. 그래픽=송정근 기자

북구 일대 개발을 맡은 휴먼스홀딩스제1차PFV는 부동산 개발회사인 신영과 종합 부동산 회사인 우미건설 등이 주주로 참여한 회사로, 현재 전남방직·일신방직과 부지 매매 계약을 하고 광주시와 토지이용 계획을 협의 중이다.

휴먼스홀딩스제1차PFV는 이 부지 일대를 쇼핑, 문화와 레저,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테마파크형 복합쇼핑몰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더현대 광주 외에도 엔터테인먼트형 쇼핑몰, 국제 규모의 특급호텔, 프리미엄 영화관 등을 추가 유치하고, 인근 기아타이거즈 홈구장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연계한 '야구인의 거리'를 만들 계획이다. 또 1930년대부터 방직공장이 들어선 이 부지의 역사성을 반영해, 방직 산업 문화 유산을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 공원'도 조성한다.

윤석열 대통령 공약...현대백화점 "대선 전부터 광주 진출 계획"

현대백화점그룹은 광주 북구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 31만㎡(약 9만 평)에 미래형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가칭)를 열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전남·일신방직 부지의 모습. 광주=연합뉴스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 대표 공약이었지만, 현대백화점은 대선 이전부터 광주 진출을 검토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광역시 이상 규모에서 현재 현대백화점이 진출하지 않은 유일한 곳이 광주"라며 "더현대 서울을 추진하면서 함께 신규 출점할 지역을 검토했을 때 광주도 그 후보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1998년부터 2013년까지 광주의 송원백화점을 현대백화점으로 바꾸고 위탁경영했으나, 옛 도심 상권이 위축되고 광주신세계와 롯데백화점 등이 입점하면서 사업을 접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광주 북구 일대에 테마파크형 복합쇼핑몰이 대대적으로 들어서면 그동안 트렌디한 문화 및 유통 인프라가 부족했던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남 및 중부권 전역에서 방문객을 유치하면 약 2만2,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 역시 발생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더현대 광주에 기존 상권과 겹치지 않는 럭셔리 브랜드와 광주 지역에 선보인 적 없는 MZ세대 타깃의 새로운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할 것"이라며 "운암시장과 양동시장 등 인근 전통시장과 중소상인을 위한 마케팅·서비스 교육 등을 지원해 지역 상권을 보호하며 동반 성장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