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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두 번째 '헛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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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미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분기(전기 대비 연율 -1.6%)에 이어 또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할 거란 전망(-2.1%ㆍ미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이 나오면서 미국의 경기침체 현실화 우려가 높아졌다. 2020년 1분기(-5.1%)와 2분기(-31.2%) 코로나19 쇼크로 경기침체를 겪었던 미국 경제가 2년 만에 다시 침체에 빠지면, 1980년대 초 오일쇼크 이후 40년 만에 이른바 ‘더블딥’을 맞게 된다.
□ 경제 흐름상 경기침체는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전분기 대비)으로 정의된다. 경제가 성숙한 선진국들은 비교적 자주 경기침체를 경험하는 편이다. 반면 꺾였던 경기가 V나 U자 형태로 회복되지 않고 W자 형태로 두 번 연달아 침체되는 것을 더블딥이라 하는데 이는 선진국에도 드물었다. 미국도 역사적으로 1930년대 대공황, 1980년 전후 2차 오일쇼크 정도 때만 겪었던 더블딥이 올해 다시 우려되는 것이다.
□ 아직 한국 경제에 경기침체는 생소한 편이다. 늘 “경제가 위기”라고 걱정하지만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뒷걸음친 건 1979년 오일쇼크, 1997~98년 외환위기, 2003년 신용카드 사태, 2020년 코로나19 사태 등 네 번뿐이다. 올 1분기 성장률(전기 대비 0.6%)도 마이너스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일부 학자들은 “선진국과 같은 침체 기준은 맞지 않다”며 “대략 연간 성장률이 2% 이하면 사실상의 경기침체”라고 주장한다.
□ 시장에선 미국의 경기침체를 곧 ‘경제 경착륙’으로 본다. 그나마 물가라도 잡으면 경착륙, 물가도 못 잡으면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후퇴)’인데 지금은 두 가지 중 하나가 유력하다는 분위기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한술 더 떠 오일쇼크와 글로벌 금융위기 스타일이 겹친 “스태그플레이션적 채무위기 장기화”까지 경고했다. 5월까지도 “(경기침체 없는) 경제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했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해 “일시적 인플레” 전망에 이어 벌써 두 번째 헛물을 켜게 됐다.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연준이 신뢰부터 회복해야 불황에도 버팀목이 생길 텐데 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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