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연구원 "지방선거 참패 원인은 이재명·송영길 공천"

입력
2022.07.04 18:37
수정
2022.07.0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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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 공천에 호남 등 전통 지지층 투표 안해
'박지현 쇄신안' 계파싸움 만든 지도부도 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 선출 투표를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며 의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 선출 투표를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며 의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6·1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 최대 원인이 이재명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무연고 공천'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과 40대 등이 투표장에 나가지 않은 이유로 인물난 등이 꼽혔다. 대선 패배 후 박지현 전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이 발표한 쇄신안을 '내부 총질'이라고 폄훼하는 등 지도부 내 갈등상황도 주요한 패인으로 분석됐다.

잘못된 공천으로 집토끼도 놓쳐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최대 원인으로 '이재명·송영길 등 공천 정당성 미흡'(23.2%)을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다. 민주당은 성남시장·경기지사를 역임한 이 의원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인천에서 5선한 송 전 대표를 서울시장으로 공천하면서 당내에서도 논란이 컸다.

지방선거에서 전통 지지층인 호남에서 투표율이 낮았던 이유도 공천과 맞물려 있다. 광주·호남 유권자가 투표하지 않은 이유로 '지지할 인물이 없어'(45.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투표장에 가지 않은 민주당 지지자의 선거 불참 사유 또한 '인물난'(56.4%)이 가장 많았다. 민주당의 잘못된 공천으로 비(非)지지층인 '산토끼'는커녕 전통 지지층인 '집토끼'마저 놓치게 한 요인이었던 셈이다.

'박지현 쇄신안' 계파싸움으로 비친 것도 영향

민주연구원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쇄신 부재 △민심·당심 괴리 △전략 실종을 지방선거 패배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①대선 패배 이후에도 반성과 혁신이 실종됐고 ②원칙과 기준이 불분명한 공천이 이뤄졌으며 ③소수 강성 지지층에 포위돼 민심과 멀어졌고 ④선거 전략이 전략적이지 못했던 것 등을 지적했다.

이른바 '86(80년대 학번·60년대 생) 용퇴론'으로 촉발된 박 전 위원장과 지도부 간 갈등도 주요 패인으로 지목됐다. 쇄신 요구가 계파싸움 양상으로 비친 것이 선거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민주연구원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문제점으로 꼽힌 내로남불(25.4%), 쇄신의지 부족(14%), 586 기득권(13.3%) 등은 박 전 위원장이 혁신 의제로 제시했던 것들이었다.

박혁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은 민주연구원이 여론조사와 함께 발표한 '6·1 지방선거 평가' 보고서에서 "박 전 위원장이 제시한 민주당 혁신안은 분란 속에서도 넓은 국민 공감대를 확보했다"며 "문제는 분열 자체가 아니라 이를 해소하고 통합하는 그림을 만들려는 노력을 하지 못한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라고 꼬집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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