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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좋아하고 모기 잡아먹는 익충?…러브버그 '팩트체크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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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와 인천, 서울 서부에 이르기까지 '러브버그' 무리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비롯한 온라인에서도 목격담과 각종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이름으로는 우담털파리로 불리는 이 파리과 곤충의 대규모 활동이 생소한 탓이다.
하지만 러브버그는 중앙아메리카와 미국 남동부 해안지역에서는 이미 그 존재가 익숙한 곤충이다. 러브버그 성충 무리가 늦봄과 늦여름 두 차례 나타나 몰려다니며 짝짓기를 하는 통에 '러브버그 철(lovebug season)'이라는 표현이 따로 존재할 정도다. 러브버그를 오래도록 연구해 온 플로리다대학 식품농업과학연구소(IFAS)의 러브버그 생태 보고서를 통해 러브버그를 둘러싼 질문 6가지를 정리했다.
러브버그는 사람에게 해롭지 않다. 턱이 없기 때문에 물지 않고 쏘지도 않는다. 독성이 없고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충이 돼 짝짓기를 하는 기간에는 무리지어 다니고, 사람을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IFAS는 "러브버그는 하루 중 따뜻한 시간에만 활동이 가능하고, 열을 좋아하기 때문에 바닥에서 낮게 비행한다"면서 "가능하면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까지의 운전을 피하고, 쇼핑은 해질녘에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부 네티즌은 "러브버그가 있는 기간에 모기가 없는데 모기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비슷한 소문은 플로리다주에서도 있었다. 하지만 러브버그는 모기를 잡으려고 해도 턱이 없고, 다른 날아다니는 곤충을 붙잡을 만큼 속도가 빠르지 못하다. 러브버그는 벌과 마찬가지로 꽃가루와 꽃 속의 꿀을 섭취한다.
서울 은평구에서는 러브버그를 '익충'으로 표현했다. 실제로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 성충은 수분(受粉·꽃가루가 다른 꽃에 옮겨붙는 식물의 생식행위)에 도움이 된다. 또 유충 시절에는 죽은 식물을 분해하는 분해자 역할을 한다. 다만 수분에 큰 역할을 담당하는 꿀벌은 러브버그가 있는 꽃에 접근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다.
러브버그는 비행 중에도 내내 붙어 있을 정도로 생식 행위에 열중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암수가 붙어 다니면서 비행을 하거나 꽃에 내려앉기 때문에 '러브버그'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다. 하지만 며칠 동안 결합한 상태로 계속 짝짓기를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단지 이들은 습성상 낮에는 짝이 지어진 채로 함께 날아서 이동하고, 밤에도 풀숲에서 함께 머무르는 것이다. 또 암수 모두 한 차례의 교미로 끝나지 않고 여러 차례 교미하는 경우도 있으며 파트너가 바뀌는 것도 가능하다.
러브버그 떼가 넓은 영역의 주거지를 광범위하게 "습격"하면서 마치 메뚜기 떼처럼 무리지어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러브버그는 원래 멀리 날 만큼 이동력이 없고, 특정 지역에 머물러 멀리 떠나지 않는 경향이 더 강하다. 다만 강한 바람이 있으면 무리를 지어 날면서 좀 더 먼 거리로 먹을 것을 찾아 이동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해마다 다른 장소에서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하는 '핫스팟'이 등장한다. 즉 러브버그 떼가 발생하는 시점과 장소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번 경우도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세게 불어서 산속에서 번식하던 러브버그가 멀리까지 내려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모든 주택가에 이들이 이끌리는 것은 아니지만, 습기가 강한 잔디나 숲 근처에 거주한다면 자주 마주치게 된다.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러브버그는 주로 건물 창문 앞이나 차량이 있는 도로변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차량 자체가 아니라 차량이 내뿜는 열이나 배기가스에 이끌리는 것이다. IFAS의 연구에 따르면, 암컷 러브버그는 산란 장소로 애용하는 썩은 식물이 내뿜는 화학 물질과 배기가스 속 화학 물질을 혼동한다. 열을 좋아하기 때문에 도로변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러브버그가 일부러 차량에 부딪히려는 것은 아니나, 이처럼 도로 위에서 무리지어 날아다닐 때 차량이 빠른 속도로 달리면 부딪혀서 죽는다.
전문가들은 차량 위에 사체가 남아 있으면 페인트나 코팅이 손상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일반적으로 러브버그 사체가 있고, 태양빛을 쬐는 상태에서 24시간 정도가 지나면 사체가 녹으면서 산성으로 변해 표면을 손상시킨다. 즉 실내에 주차를 하는 경우에는 해당이 없고, 실외에 주차하더라도 서둘러 제거하면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러브버그 사체를 치우는 수단으로는 물에 젖은 수건이나 스펀지가 좋다.
러브버그는 새 페인트를 칠한 밝은색 건물에 모이는 습성도 있다. 명확한 이유는 분석되지 않았지만 러브버그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파리는 밝은색의 반짝이는 표면에 이끌린다. 요약하면 산란 장소로 적합하거나 그와 유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 물질이 나오며, 비교적 따뜻하고 습하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러브버그가 모인다.
러브버그는 파리, 모기 등과 유사종이기 때문에 당연히 살충제에 의해 죽는다. 대대적인 방제도 가능하다. 하지만 IFAS는 방제를 권하지 않고 오히려 함께 살 것을 권한다. "살충제는 비싸고 잠재적으로 유해하며 러브버그를 막는 데도 실익이 없다"는 이유다.
우선 살충제를 인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장소에서 사용하는 것은 일정한 위험이 따른다. 또 무당벌레, 풀잠자리, 꿀벌 같은 이로운 곤충도 죽일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러브버그는 살충제로 근절이 불가능하다. IFAS는 "러브버그 무리가 괴롭다면 그냥 피할 것"을 권하고 있다. 러브버그의 성충은 보통 3∼4일 정도 살기 때문에, 잠깐만 참으면 사라질 것이라는 이유다.
임시로 취할 수 있는 조치도 있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러브버그는) 행동이 느리기 때문에 집 안에 들어온 벌레는 진공청소기로도 처리된다"며 "물 한 컵에 구강청결제 세 스푼, 오렌지나 레몬즙을 섞어서 방충망에 뿌리면 기피효과가 있어 잘 달라붙지 않는다"고 대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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