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플레이션'에 맞서는 정부의 각오

입력
2022.07.05 04:30
25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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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식품 가격에 대한 국민 관심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직장인들 사이에 '점심'과 '물가 상승'을 합친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1년간 소비자가 예상하는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이 3.9%에 달한다. 게다가 지난 1월 이후 줄곧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을 자극할 품목으로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을 꼽았다. 문제는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원가가 실제 상승한 것보다 상품가격을 더 올리게 된다는 점이다. 물가 상승 기대는 임금상승으로 이어져 실제보다 물가를 더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주요 농식품 가격 동향을 보면 쌀, 과수 등의 공급은 안정적이지만, 생산량이 감소한 일부 채소는 가격이 높다. 축산물은 수요 증가와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비 증가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도 밀가루 등 수입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건비 상승으로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다.

정부는 농식품 가격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농산물의 단기 수급 불균형을 막기 위해 국산 농축산물의 비축 및 방출을 적절히 추진하고 있다. 배추, 양파 등은 4만 톤을 사들여 차질없이 비축하고 있고, 국산 공급이 부족한 품목은 수입도 병행한다.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돼지고기는 연말까지 0% 할당관세를 적용해 5만 톤을 수입한다. 식품·외식업체의 원가 상승 부담을 덜기 위해 밀가루 가격 상승분의 70%를 정부가 지원하고, 식품 원료 7종에 대해서도 할당관세 적용을 추진 중이다.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할인쿠폰을 활용한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농식품 수급 상황실'을 설치하고 '농식품 수급 상황 점검 회의'를 매일 개최해 선제적으로 수급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기상 여건에 따라 생산량이 크게 좌우되는 농산물의 특성상 수급과 가격관리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또 물가 상승의 주원인이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도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반면, 희망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 곡물시장의 공급 여건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농업관측 강화, 채소가격안정제 확대, 비료·사료비용 지원 등을 통해 국내 생산의 안정성도 높일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다.

매일 시민들의 식탁에 오르는 농식품 가격안정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부와 농업인, 식품·외식업계, 소비자 등 경제주체들이 다 같이 힘을 모아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할 때다.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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