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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 짝짓기 후 바람피우지 못하게 붙어다녀... 매연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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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서울 도심에서 짝짓기하며 떼로 몰려다니면서 시민들에게 불편을 줬던 '러브버그'가 찰싹 붙어다니는 이유에 대해 "다른 벌레와 교미를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러브버그는) 보통 4월부터 6월까지 많이 나오고 가을에도 한 번 더 출현할 수 있는데 떼로 몰려다니는 습성이 있어 문제가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러브버그는 몸에 털이 많이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우담 털파리'라는 이름이 붙었다"며 "교미가 끝나고 나서도 다른 종류, 다른 벌레하고 교미를 못하도록 며칠 동안 계속 붙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 눈에는 그게 늘 붙어 있는 걸로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고, 바람 피우지 못하게 막으려는 생물의 본능에서 비롯된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는 뜻이다.
그는 "한 마리가 한 번에 알을 보통 100~350개 산란한다"며 "산에 낙엽이 떨어지고 그 죽은 식물들 밑에다가 산란해서 그 낙엽에 썩은 물질들을 먹고 살아 민가 쪽으로는 잘 안 내려온다"고 했다.
예년과 달리 올해 유난히 러브버그의 활동이 왕성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교수는 "지난겨울이 비교적 따뜻하고 습한 기운을 보여 생존하는 확률이 높아진데다 올해처럼 봄철에 오랜 가뭄이 이어지면 얘네들이 번데기에서 성충으로 '우화'하지 않고 비 올 때까지 기다리는 특징이 있다"며 "오랫동안 가뭄이 있다 비가 오니까 그 번데기들이 순식간에 한 번에 우화해 버려 집단 발생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매연 냄새를 좋아해 고속도로 같은 데 몰려다녀 교통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며 "고층 빌딩과 아파트까지 출현한 건 자력으로 올라간다기보다는 바람이 많이 불었기 때문에 바람타고 올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참새라든가 벌레를 잡아먹는 새들, 사마귀, 거미 등이 천적인데 워낙 (러브버그) 숫자가 많아 다 처리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러브버그는 순기능도 한다. 이 교수는 "생태계에서 분해자라는 좋은 역할을 한다"며 "무리 지어 많은 수가 발생이 될 때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브버그의 추가 확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교수는 "보통 초여름에 많이 발생해 제 생각에는 1~2주 안으로 끝나지 않겠나 예상한다"고 답했다.
그는 "러브버그 몸체가 강산이라 자동차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죽으면 산성을 띠어 자동차에 얼룩이 지고, 자동차 앞에 라디에이터의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러브버그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자동차에 왁스를 먹이시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얘네들이 젖은 물기 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많이 붙어있는 아파트 벽에는 호스를 이용해 물을 뿌려놓으면 잘 앉지 않는다고 한다"며 "(러브버그가) 낮에 활동하니까, 개체수가 많을 때는 낮보다는 밤에 활동하는 게 좋고, 얘네들이 밝은 색을 또 좋아해서 어두운 색의 옷을 입으시는 게 좋겠다"고 했다.
또 "뿌리는 파리약 정도의 살충제로도 방제가 되고, 행동이 느리기 때문에 집 안에 들어온 벌레는 진공청소기로도 처리된다"며 "물 한 컵에 구강청결제 세 스푼, 오렌지나 레몬즙을 섞어서 방충망에 뿌리면 벌레가 기피효과가 있어 잘 달라붙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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