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분기 코로나 백신 접종, 도입량의 절반도 안 돼…'백신의 딜레마'

입력
2022.07.05 04:30
1,198만 회분 도입, 접종자는 500만명
연말까지 추가로 1억3,000만 회분 예정
중증화·사망 예방에는 백신뿐

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슈웬크스빌에서 8세 어린이가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을 받고 있다. 미국은 5월부터 5~11세 아동의 부스터샷을 허용했다. 슈웬크스빌=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여름 재확산 우려가 커졌지만 올 2분기 국내 백신 접종 건수는 백신 도입 물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87%를 넘는 1, 2차 백신 접종률에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감염자가 대폭 증가하면서 국민들이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게 이유로 풀이된다. 방역당국은 재확산에 대비해 백신을 계속 들여오고 있지만, 접종 건수는 갈수록 줄어드는 '백신의 딜레마'가 이어지고 있다.

"맞을 만큼 맞았다" 분위기에 남아도는 백신

올 2분기 백신 접종자 및 도입량. 박구원 기자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도입이 완료된 코로나19 백신은 1,198만2,000회분이다. 화이자 백신이 1,010만2,000회분으로 84%를 차지하고 모더나가 108만4,000회분, 노바백스가 30만4,000회분이다. 주간 신규 접종자가 적게는 한 자릿수에서 많아야 수십 명에 그치는 얀센 백신도 49만2,000회분 들여왔다. 전체 물량 중에는 소아용 백신 103만7,000회분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접종 건수는 백신 도입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일일 예방접종 현황으로 계산한 올해 4월 1일~6월 29일 1차 접종자는 11만1,344명, 2차 접종자는 13만8,116명, 3차 접종자는 62만2,381명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1차(87.8%)와 2차(87.0%) 접종률에 비해 3차 접종률이 65.0%로 낮아 3차 접종자가 그만큼 많다. 여기에 4차 접종자는 413만7,502명으로, 해당 기간 총 접종자는 500만9,343명이다. 4차 접종이 대부분인 것은 60세 이상에 대한 방역당국의 백신 접종 권고 영향 때문이다.

사실상 2분기 백신 도입량의 절반도 맞지 않은 셈인데, 이는 누적 확진자가 1,830만 명에 달하는 점, '오미크론은 증세가 약하다'는 자의적 판단, '백신 맞아도 코로나19에 걸린다'는 불신, 혹시 모를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올해 초 2차 접종을 맞은 뒤 3차 접종을 계속 미루고 있는 박모(45)씨는 "2차 접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고생했는데, 회사 동료는 3차까지 맞고도 감염됐다"며 "굳이 추가로 더 맞아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그래도 백신" 하반기에도 약 1억3,000만 회분 도입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GBP510)는 연내 국내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지난달 28일 기준 질병관리청이 확보한 백신은 1억6,044만 회분에 이른다. 1분기(약 1,496만 회분)와 2분기 물량을 제외한 약 1억3,350만 회분이 연말까지 도입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달 말 승인받은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 1,000만 회분도 이 중 일부다.

접종 건수가 점점 줄어드는데도 방역당국이 도입 물량을 줄이지 않는 것은 아직까지 백신 외에는 이렇다 할 코로나19 예방책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위중증 예방과 사망을 막기 위해 고령층에겐 지속적으로 4차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 5월 22일~6월 18일 위중증 환자의 86%, 사망자의 88%가 60세 이상 연령층에 집중됐고, 사망자 가운데 80세 이상은 57.5%에 이른다. 질병관리청은 "오미크론 하위 변이 유행에도 백신 접종은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백신이 중증화와 사망 예방에 큰 기여를 하는 것은 맞다"면서 "하반기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 업데이트를 어떻게 할지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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