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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한복판 빌딩 5분간 흔들... 한때 1000여 명 대피 소동

입력
2022.07.01 16:40
수정
2022.07.01 16:45

20층 건물 옥상서 냉각팬 날개 파손
5분간 진동 지속… 입주자 전원 대피

소방·경찰 인력이 1일 건물이 흔들린다는 신고가 들어온 서울 종로구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소방·경찰 인력이 1일 건물이 흔들린다는 신고가 들어온 서울 종로구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1일 서울 종로구 한복판의 20층짜리 빌딩이 흔들린다는 신고가 들어와 입주민 등 약 1,000명이 대피하고 4시간 가까이 건물이 전면 통제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전 10시 25분쯤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건물이 5분 이상 흔들린다는 입주자 신고가 접수됐다. 2007년 준공된 이 건물은 20층 규모로 1∼10층은 상가, 10∼20층은 오피스텔로 쓰이고 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과 경찰 인력은 10시 39분쯤 안내방송을 실시하고 입주자 등 건물 안에 있던 인원 1,000명을 건물 밖으로 이동시켰다.

이후 소방당국은 건물 주변에 안전 통제선을 설치해 3시간 넘게 출입을 전면 통제한 뒤 1시간 30분 동안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했다. 도시가스공사도 사고 방지를 위해 건물 전체 가스를 차단했다.

종로구청 점검 결과, 21층 옥상에 설치된 냉각팬 날개 파손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정병익 종로구청 도시관리국장은 브리핑에서 "전체 9개 냉각팬 중 맨 오른쪽 팬에서 날개 하나가 부러졌다"고 밝혔다. 냉각타워 1기당 약 1m 크기의 날개 4개가 달려있는데, 이 중 한 개가 파손돼 균형을 잃은 거대한 냉각기가 계속 회전하면서 건물에 진동을 줬다는 설명이다. 정 국장은 "날개를 오래 써 손상된 것으로 판단하고 건물관리소 측과 날개 전체를 점검해 필요하면 전부 교체하겠다"고 덧붙였다.

부러진 냉각팬 날개. 종로구청 제공

부러진 냉각팬 날개. 종로구청 제공

소방당국은 붕괴 등 추가 위험 발생 징후는 없다고 보고 오후 2시 15분쯤 건물 통제를 해제했다. 안전을 위해 내렸던 도시가스 차단 조치도 풀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대피 지시에 입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건물 청소를 하는 정모(72)씨는 "영문도 모른 채 빨리 대피하라는 사무실 연락을 받고 급하게 나왔다"고 했다. 지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자영업자도 "심각한 원인이 아니라 다행이지만 점심 장사를 공쳐서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이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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