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와 한미방위조약 차이

입력
2022.07.01 18:00

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미일 3국 정상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국제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마드리드=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3박 5일간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1일 귀국했다. 한국은 비회원국이지만 일본·호주·뉴질랜드와 함께 초청받았고, 윤 대통령은 양자회담을 포함해 외교 일정 16건을 소화했다. 한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참석한 윤 대통령은 미국·유럽과 러시아·중국 간 가열되는 신냉전의 현장을 체험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실감했을 것이다.

□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정상회의는 신냉전이 대립구도를 확대한 역사적인 상징 무대가 됐다.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은 ‘소련의 부활’을 알리면서도 외교 실패로 돌아왔다. 나토가 체급을 올려 재무장했기 때문이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신규 회원국이 되고, 유럽 내 신속대응군 수는 4만 명에서 내년까지 30만 명으로 불어나게 됐다. 폴란드와 루마니아도 미군 순환배치가 결정돼 숙원을 풀게 됐다. 러시아 인접국가에 나토 부대를 상시 주둔하지 않기로 한 양측 간 1997년 합의가 깨진 것이다.

□ 나토의 위력은 자동개입 조항에서 나온다. 나토 헌장 5조는 회원국 중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회원국 전체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해 집단대응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1953년)은 어떨까. 자동개입조항이 없다. 2조에 ‘무력공격을 받으면 적절한 조치를 합의하에 취한다’, 3조엔 ‘헌법상 수속에 따라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미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다만 예외조항으로 미군이 살상당하면 미 대통령은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 ‘인계철선’이다. 한국이 한강 이북의 주한미군 주둔을 강조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 미일안보조약(1960년)도 자동개입조항은 없다. 5조에 ‘일본영역 및 주일미군기지 어느 한쪽에 무력공격이 있을 경우 자국 헌법상 절차에 따라 대처한다’고 기술돼 있다. 이 역시 미 의회 승인을 말한다. 한국의 나토 회의 참여를 비판한 북한 반응은 신냉전을 더욱 실감하게 한다. 관영매체는 윤 정부를 향해 “스스로 총알받이를 자청한다”며 “나토의 동방십자군 원정 척후병이냐"고 비난했다. 다만 3국 회담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가 한미일 공동군사훈련을 언급한 것은 찜찜하다. 혹여나 북한 위협에 대한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이 연상될 경우 한미일 정상회담의 성과는 역풍을 부를 수도 있다.

박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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