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때 괜찮은 데 무릎만 굽히면 '시큰'거리는 통증이…

입력
2022.06.30 21:26
수정
2022.06.30 21:27
구독

'앞 무릎 관절염' 조기 진단 치료해야 인공관절 수술 면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백세 건강의 지름길은 관절 건강 특히 무릎 건강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시중에는 무릎 건강에 좋다는 '우슬닭발즙'이나 각종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갑자기 발생하는 게 아니라 연골이 서서히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무릎관절염이 악화하면 통증ㆍ변형으로 걷기조차 힘들어진다. 이 때문에 초기에 진단ㆍ치료를 받는 것이 무릎관절염 악화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무릎 중간에 있는 연골 손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무릎 앞쪽에 있는 슬개대퇴에 생긴 '슬개대퇴관절염(앞 무릎 관절염)'도 무릎관절염 발생의 주요한 원인이다. 이를 방치하면 말기 퇴행성 무릎관절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걸을 땐 문제 없지만 무릎 굽히면 통증 발생

무릎 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이며 슬개골(무릎뼈), 대퇴골(허벅지뼈), 경골(정강이뼈) 등 3개의 뼈로 구성돼 있다.

슬개골은 무릎을 움직일 때 지렛대 역할을 하는데, 무릎 앞에 있는 슬개골과 뒤에 있는 대퇴골 사이가 자극되면서 통증이 생기는 증상이 슬개대퇴관절염이다.

슬개대퇴관절염은 슬개골(무릎 앞 삼각형 뼈)과 대퇴골 사이에 있는 연골이 손상되거나 슬개골이 선천적으로 대퇴골에 제대로 맞지 않아 무릎을 움직일 때 슬개골이 어긋나면서 발생한다.

슬개대퇴관절염은 해당 부위가 무릎 앞쪽에 있기에 전방 무릎 통증이 주증상이다. 또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등 슬개대퇴관절에 압력을 높이는 행동을 하면 아프고, 무릎을 움직일 때 소리가 나기도 한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무릎을 꿇는 행동 등 무릎을 굽히는 동작에서 통증이 심하다. 초기에는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달릴 때 통증이 발생하지만 심하면 평지를 걸을 때도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심하면 무릎이 붓고 물이 차며 움직일 때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반적인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대퇴골과 경골 사이에 있는 연골 손상 때문에 발생한다. 무릎관절염이 악화할수록 무릎 관절 간격이 좁아지므로 X선 촬영만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슬개대퇴관절염은 어느 정도 질환이 진행돼도 X선 촬영으로는 이상 소견을 발견하기 어려워 진단이 쉽지 않다. 그래서 종종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어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슬개대퇴관절염이 초기라면 주사 치료와 무릎 보호대 착용, 쪼그려 앉거나 무릎 꿇는 습관을 피하는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호전할 수 있다.

하지만 연골이 많이 손상된 중기 이상이라면 보존적 치료만으로는 증상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치료를 반복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말기 관절염으로 악화하기 전에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동원 관절전문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관절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악화하기 전에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라며 “슬개대퇴관절염은 X선 촬영에서 손상 정도가 뚜렷이 확인되지 않을 때가 많아 풍부한 진료 경험을 갖춘 의사에게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무릎관절염(왼쪽)-슬개대퇴관절염(오른쪽) 부위 비교. 바른세상병원 제공

무릎관절염(왼쪽)-슬개대퇴관절염(오른쪽) 부위 비교. 바른세상병원 제공


◇조기 진단ㆍ치료가 치료의 관건

슬개대퇴관절염 때문에 연골이 많이 손상됐다면 관절 내시경(관절경) 시술로 손상 연골을 다듬고, 떨어져 나온 연골 부유물을 제거해야 한다. 또한 어긋난 슬개골의 외측막 즉, 지대를 절제해 슬개골의 부정 정렬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런 관절경 시술은 70~80대 고령인들에게도 시행할 수 있다. 많이 악화된 슬개대퇴관절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말기 퇴행성 관절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슬개대퇴관절염은 크게 악화되기 전까지 무릎을 굽히고 펼 때 외에는 통증이 없을 때가 대부분인 데다 걸어 다닐 때 쓰는 관절 연골 상태는 양호하거나 심각한 상황이 아니어서 방치하기 쉽기 때문이다.

슬개대퇴관절염을 진단하려면 환자의 증상 청취와 이학적(理學的) 검사,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중요하다.

슬개대퇴관절염이 생기면 앉았다 일어날 때 불편하지만 걸어 다닐 때에는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기에 치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관절염 치료의 성패는 조기 진단ㆍ치료에 달려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생활 속에서 불편감을 느낄 정도가 발생한다면 병원을 찾아 무릎 건강 상태를 정확히 확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나중에 인공관절 치환 수술을 받게 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