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논란' 론스타 20년 악연... 10월 안에 마침표 찍는다

입력
2022.07.04 14:00
중재 판정 '절차 종료'…120일 내 선고
론스타, 외환銀 '먹튀' 논란 뒤 한국 제소
정부 "문제없었다"… 예측은 쉽지 않아

2006년 11월 1일 당시 서울 강남구 한 건물에 입주한 론스타 안내표지판. 연합뉴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한국 정부 간 투자자-국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이 10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사건을 담당한 중재 판정부가 10월 안에 결론을 내리기로 하면서다. ISDS 판정은 단심제로, 패소 시 한국은 6조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금을 론스타에 물어주게 된다. 론스타와 한국 정부 간 질긴 악연과 사건의 쟁점 등을 살펴봤다.

악연의 시작…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론스타와 한국의 악연은 1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론스타는 IMF 외환위기·카드대란으로 경영 위기에 빠진 외환은행을 2003년 8월 1조3,800억 원에 인수했다.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부동산 투자 전문 사모펀드가 은행의 공익성을 해칠 수 있다는 비판과 대주주 적격성·헐값 매각 논란까지 일었지만, 론스타는 금융당국의 승인 아래 외환은행의 지분 51%를 손에 넣는다.

론스타는 점차 본색을 드러냈다. 2006년 1월 재매각을 공식화한 론스타는 다음 해 외국계 은행인 HSBC 등과 매각 협상을 벌인 뒤, 결국 2010년 3조9,157억 원에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지주에 팔아 치웠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7년 만에 매각차익·배당금 등을 포함해 4조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고 한국을 떠났다.

악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2년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부당한 개입으로 손해를 봤다며 세계은행(WB)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ISDS를 제기했다. 청구 금액은 46억7,950만 달러(약 6조 원)에 달한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ICSID는 회원국 간 투자로 인한 손해배상 등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ISDS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외환은행 노조원 500여 명이 2006년 6월 1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론스타 불법 매각 무효를 주장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론스타 “정부 부당 개입” 한국 “부당 개입 없다"

핵심 쟁점은 한국 정부의 부당 개입 여부다. 론스타는 2007년 외환은행을 HSBC에 5조9,000억 원에 팔 수 있었는데, 정부가 매각 승인을 고의로 지연시켜 매각이 무산됐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발목을 잡지 않았으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매각해 더 큰 차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2011년 정부가 하나금융지주에 매각 가격 인하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도 더했다.

한국 정부는 "당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사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정당하게 심사 기간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실제 론스타가 외환카드 합병 때 벌인 주가 조작 사건은 향후 유죄가 확정되기도 했다. 하나금융 매각 가격에 대해선 “론스타가 유죄를 선고받고 외환은행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매각 가격이 재협상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결과 예단 어려워”… 패소 땐 취소 신청 나설 듯

현재로선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통상 분야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한국의 승소를 바라고 있지만, 중재 판정부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판정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만약 패소 등 불리한 쪽으로 결론이 나면 판정 취소 신청도 검토할 수 있다.

론스타 사건 주관 부처인 법무부 국제투자분쟁대응단 관계자는 최근 통화에서 "소송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그간 정부는 승소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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