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삼전 ‘3나노 파운드리’ 개막

입력
2022.06.30 18:00
26면
구독

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들고 기념촬영하는 정원철(왼쪽부터)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들고 기념촬영하는 정원철(왼쪽부터)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6월 초 반도체연구소와 파운드리 부문 부사장급 등 주요 임원 20여 명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전격 단행한 건 우리 반도체 산업의 위기감을 새삼 확인케 한 ‘사건’이었다. 안 그래도 올 들어 5나노미터(㎚ㆍ1㎚는 10억분의 1m), 4나노 파운드리의 낮은 수율(완성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 때문에 대형 고객사인 엔비디아와 퀄컴 등이 주문을 대만 TSMC로 돌리는 움직임이 노골화했다. 와중에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까지 겹쳤다.

▦ GOS 논란은 삼전이 올해 초 야심 차게 출시한 ‘갤럭시 S22’에서 고사양 게임을 원활히 실행시키도록 설치한 기능조절 앱 GOS의 무리한 작동으로 되레 성능이 저하돼 광범위한 고객 불만을 산 사건이다. S22는 이외에도 유럽 출시 제품의 위치확인시스템(GPS) 오작동, 발열 문제 등이 겹쳐 신뢰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모든 문제는 삼전 파운드리 사업부가 4나노 공정으로 만든 앱프로세서(AP)의 수율 등 품질 미흡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 업계에 따르면 당시 삼전의 4나노 공정 수율은 30~35% 수준이었다. 제품 100개 만들면 불량품이 60개 이상이라는 뜻이다. 지난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 53.6%, 삼전이 15.3%로 직전 분기 33.8%포인트였던 점유율 격차가 37.3%포인트로 되레 확대됐다. 중국 파운드리의 맹추격 속에 TSMC와의 격차가 되레 벌어지는 와중에 초미세공정 수율 문제가 불거진 것이고, 전격적인 대규모 임원 인사 역시 그런 위기감을 반영한 셈이었다.

▦ 삼전이 30일 발표한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초도 양산 개시는 그간의 위기감을 반전하기 위한 카드다. 4나노 공정 수율 논란 당시, 3나노 수율 역시 10% 내외에 불과해 상반기 양산이 어렵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보란 듯이 상반기 말일에 양산을 선언했다. TSMC는 올 하반기 3나노 양산 목표라 삼성이 ‘반걸음’ 앞서게 된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수율이다. 삼전이 조속히 수율을 끌어올린다면 TSMC와도 겨룰 만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위기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장인철 논설위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