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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대통령 지지율 데드크로스 무겁게 생각해야"

입력
2022.06.30 11:00
수정
2022.06.3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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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상황 진단 없이 대책 발표...여론조사, 국민불안 결과"
"민간주도 성장은 대기업 프렌들리...위기에는 중소기업 대책 나와야"
"미래혁신포럼은 공부모임... 계파발전 여지 없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모임인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모임인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이른바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것에 대해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빨리 수습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점점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김 전 위원장은 장제원 의원이 주도한 '미래혁신포럼'에 대해 "계파, 하나의 세력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가 굉장히 긴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27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을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는 45.3%, 부정평가는 50.4%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같은 조사에 비해 긍정평가는 12.4%포인트 하락, 부정평가는 12.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자세한 내용은 데이터리서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출범 50일 만에 이런 여론에 직면한 건 윤석열 정부가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 대한 명확한 진단 없이 각종 대책을 발표한 데 따른 "국민 불안"의 결과라는 진단이다. 김 전 위원장은 "과연 이 사람들이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진단을 갖다가 정확하게 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며 "그러니까 거기에 대한 정확한 대책이 나올 수 없고 정확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니까 국민이 미래에 대해서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대기업 임금 인상 자제를 요청한 것을 들었다. "상식적인 얘기인데 그걸 갖다가 앞세운다는 것이 정책하는 사람들로서 뭔가 잘못된 사람"이라는 지적이다.

경제위기에서 대기업 지원책보다 중소대책 나와야

최상목 경제수석이 28일(현지시간) 오후 스페인 마드리드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 프레스센터에서 나토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최상목 경제수석이 28일(현지시간) 오후 스페인 마드리드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 프레스센터에서 나토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민간주도 경제성장'을 내세워 대기업 투자를 집중 지원하는 것도 현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잘못된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재벌은 국제적 경쟁력을 가지고 내버려 둬도 자기네들끼리 마음대로 경제를 운영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심각한 상황은 2012년 금융위기 이후에 경기 침체 상황에서 회복되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정부의 역할이라는 것은 시대의 상황에 따라서 변해야 된다. 60년대, 70년대에는 경제 발전을 위해서 정부가 재벌 위주로 정책을 운용했는데 이제는 (재벌이) 정부와 맞상대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그 다음의 사람들은 어떻게 끌고 가야 할 거냐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있어야 되는데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미중 갈등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며 중국의 반발을 사는 것 역시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금 미중 갈등은 중국이 갑작스럽게 경제적으로 미국을 소위 능가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나온 미국의 반응"이라며 "(미국이) 경제를 가지고서 (중국을) 봉쇄한다는 것은 그렇게 쉽게 성공하리라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봉쇄정책에 대해 한국이 냉정하게 이해득실을 계산해 전략을 짜야 한다는 조언이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각자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쉽게 우리가 그냥 앞서서 얘기를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대표를 맡은 당내 의원모임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이 계파 모임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하나의 공부 모임"이라며 "그것(계파)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장제원 의원이 21대 국회 시작 때,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분이 거론도 되지 않았을 때, 소위 혁신을 위해서 만든 국회 공부모임"이라는 설명이다. 김 전 위원장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한 2년 가까이 모임을 못 했는데 이번에 다시 모임을 갖고 우리나라 혁신의 갈 길을 얘기해 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제가 강의한 거"라고 덧붙였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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