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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고향 찾아 사면 신중론 펼친 이준석...윤핵관엔 "불법 대포차 같다" 직격

입력
2022.06.29 20:00
수정
2022.06.29 21:11

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대표와 이철우(맨 왼쪽) 경북도지사가 29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에서 포항시 관계자에게 영일만대교 사업 추진 경과에 대해 듣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대표와 이철우(맨 왼쪽) 경북도지사가 29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에서 포항시 관계자에게 영일만대교 사업 추진 경과에 대해 듣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 형집행정지가 결정된 이튿날인 29일 이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포항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통령 사면 요구에 "여럿이 목소리를 모아서 압박하는 형태가 돼선 안 된다"고 신중론을 펴는 동시에 포항지역 민생 현안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보수 지지층 단속에 힘을 쏟았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자신에게 연일 날을 세우고 있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의원 지역구를 방문하는 것으로 무력시위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준석 "제 뿌리가 경북 칠곡"...MB 고향서 구애

전날 공개 일정 없이 침묵했던 이 대표는 이날 영일만대교 사업 부지를 돌아보며 지역 숙원사업을 챙기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대표는 "관광이 활성화하고 지역 간 교통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차질 없이 건설이 추진돼야 한다"며 "포항이 산업도시에서 관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당과 정부 차원에서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이날 포항 방문을 두고 당내에서는 이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신중론을 펴고 있는 이 대표가 포항 지역의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사전 포석을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시민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며 "제 뿌리가 경북 칠곡"이라며 포항 지역과의 인연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앞선 5월에도 포항을 찾아 영일만대교 건설과 포항의과대학 유치 등 지역 발전 공약들을 대거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선 "책임과 효과가 모두 대통령에게 귀속된다"며 "대통령께서 정치적 판단을 하실 수 있도록 그 부분은 조심해야 한다"고 거듭 단속했다. 이 대표는 "수형생활 기간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 때 형성됐던 (사면) 여론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준석(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영일만대교 공사 예정 부지인 남구 동해면 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에서 이강덕 포항시장 등으로부터 공사 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영일만대교 공사 예정 부지인 남구 동해면 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에서 이강덕 포항시장 등으로부터 공사 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다. 뉴스1


공개 비토하는 윤핵관 김정재 의원 지역구 방문... "무력시위" 해석도

당내에서는 전날 공식 일정을 비우고 비공개 면담 등만 소화했던 이 대표가 공식 행보 재개 첫 일정으로 최근 노골적으로 자신을 비토하고 있는 윤핵관 김정재 의원 지역구를 방문한 것을 두고서도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기류다. 이 대표는 앞서 대선 당시 윤핵관에 의한 '대표 패싱'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당무를 사실상 거부하다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전격 방문하는 것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무력 시위'를 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도 김정재 의원 등 윤핵관을 향해 한껏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김 의원이 부적절한 발언을 이어가는 것과 포항 방문은 관계없다"면서도 "허위사실에 기반해 당대표를 공격하는 건 포항 시민들에게도 지지받지 못할 행동"이라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최근 이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혁신위원회를 '이준석 사조직'이라며 깎아내리는 등 사실상 이 대표를 비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익명 인터뷰를 통해 자신에게 공세를 펴는 윤핵관을 향해서도 "익명 인터뷰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등록되지 않아 불법인) 대포 차량과 같은 것"이라며 "할 말 있는 분들은 실명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는 "정진석·김정재 의원은 의아한 주장을 하긴 하지만, 당당하게 말하고 책임도 당당하게 지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냐. 안철수 대표도 얼마나 당당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대표 측은 이날 포항 방문은 "30일 최고위원회의가 따로 열리지 않는 만큼 민생 현안을 챙기는 것"이라며 통상적 방문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포항=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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