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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9개월 만에 한미일 정상회담… "북핵 위협 맞서 '3각 공조' 강화"

입력
2022.06.30 04:30
수정
2022.06.30 09:5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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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마드리드=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마드리드=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지속적 핵 위협에 대한 공조 강화에 합의했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은 2017년 9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업무오찬 회동을 갖고 대북 해법을 논의한 지 4년 9개월 만이다.

한미일 정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와 북한 7차 핵실험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 같은 기본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간 협력이 긴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어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의 연대에 의해서만 보장된다”며 ‘가치 규범의 연대’를 강조,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반러 전선에 사실상 합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마드리드 전시컨벤션센터(IFEMA)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은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직전에 약 25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국제정세의 불안정이 커진 상황에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약 5년 만에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담은 지역 및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해 3개국이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오늘 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협력이 세계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요한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마드리드=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마드리드=서재훈 기자

미일 정상도 한미일 공조 강화에 공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실험을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한미일 3각 협력은 우리의 공통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방일 당시 확인한 미일 동맹, 미한 동맹의 억지력 강화를 포함해 한미일 공조 강화가 불가결하다"며 "한미일 정상회담이 이번에 개최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했다.

한미일 정상은 이날 당면한 지역 및 글로벌 문제 대응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라는 가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데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사실상 반중·반러 노선에 힘을 실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회담 전 열린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 회동에서도 "자유와 인권, 법치를 중시하는 규범에 입각한 질서가 존중되는 협력을 우리 나토 국가들과 인태(인도·태평양) 국가들이 연대해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이번 나토 회의 참석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순방 기간 한일 양국 정상회담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지만, 양 정상이 최소 4차례 이상 만나면서 경색된 한일관계가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전날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가 주최한 환영 만찬에서 기시다 총리와 첫 만남을 가진 데 이어 이날 한미일 정상회담, 한ㆍ일ㆍ호주ㆍ뉴질랜드 4개국 정상회동,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총리와 잇따라 만났다.

윤 대통령은 특히 스페인 국왕 만찬장에서 기시다 총리와 4분간 대화 시간을 갖고 “나와 참모들은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한일 간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고, 기시다 총리는 “더 건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 참석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일 현안을 풀어가고 양국 미래의 공동 이익을 위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그런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회의 발언을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 마드리드=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회의 발언을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 마드리드=서재훈 기자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인 나토 정상회의 연설을 통해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 연대에 의해서만 보장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주요 의제가 된 중국과 러시아의 권위주의 지도체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토 정상회의에 우리가 참석한 건 가치와 규범의 연대를 위해서”라며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법치주의 수호에 적극 앞장서겠다는 점을 천명하러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3분간 연설을 통해 “급변하는 글로벌 안보 환경에 부합하도록 2006년 시작된 한국-나토 협력 의제의 폭과 지리적 범위를 한층 확대하자”고 제안했다”고 제안했다. 경제협력을 포함한 ‘신흥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파트너십 협력 프로그램을 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내기 위해선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북핵 문제에 대한 나토 동맹국과 파트너국 지도자들의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중간에 유럽연합(EU) 상임의장과 풀어사이드(pull asideㆍ약식회담)를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샤를 미셸 유럽연합 상임의장과 만나 한국 대통령 최초로 나토 정상회의 참석 결정의 이유를 설명하고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 확립에 기여해 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루마니아 대통령ㆍ캐나다 총리 등과도 약식회담이 예정됐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모습. 마드리드=서재훈 기자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모습. 마드리드=서재훈 기자



마드리드 =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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