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에서 경제안보 새 틀 밝힌 尹대통령

입력
2022.06.30 04:30
수정
2022.06.30 05:22
27면
한미일 3국 정상이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국제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미일 3국 정상이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국제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 연대에 의해서만 보장된다"며 나토와의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지속적 협력도 당부했다. 회의 직전엔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국제 정세의 불안정이 커진 상황에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날부터 유럽 각국 정상들과 릴레이로 만나 반도체, 배터리,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를 주제로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취임 후 첫 다자외교 데뷔 무대에서 미국, 유럽 등 자유민주주의 가치 규범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경제 안보 협력을 강화한다는 외교 기조를 천명했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정부는 미중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조성된 대립 구도에서 서방 진영과 연대한다는 안보 원칙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비호 아래 유엔 추가 제재를 피해 전술핵 개발에 매진하는 현실에서 미국·유럽과의 밀착을 통한 견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경제 면에선 최대 교역 상대인 중국의 성장 둔화로 시장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유럽 시장 공략이 필수적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와 맞물려 유럽에 원전, 방위물자, 반도체 등 한국이 경쟁력을 갖춘 산업 수요가 늘어나고, 우리도 핵심광물 확보나 재생에너지·항공우주 등 미래 산업 육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기대다. 당장 하반기에 나토와 파트너십 프로그램이 체결되면 나토가 추진하는 방산 사업 입찰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길이 열린다고 한다.

다만 새 정부는 향후 한반도 경제 안보 환경을 균형 있게 관리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나토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더해 중국을 '체계적 도전'으로 규정하는 새 전략 개념을 채택하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 구도가 첨예해질 공산이 크다. 중국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어느 한 편에 경도되지 않는 실리 외교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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