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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비난에도 강행했는데…日 포경업체, '벼랑 끝'에 몰렸다

입력
2022.06.28 16:00
수정
2022.06.28 18: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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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비난에도 상업 포경 재개 3년째
고기 수요 감소에 정부 보조금으로 연명
포경업계 생존 노력... 전망 밝지 않아

2017년 9월 일본 홋카이도 구시로항에서 과학적 조사 목적으로 포획한 밍크고래를 내리고 있다. 구시로=AP 뉴시스

2017년 9월 일본 홋카이도 구시로항에서 과학적 조사 목적으로 포획한 밍크고래를 내리고 있다. 구시로=AP 뉴시스

일본 정부가 국제적 비난을 감수하면서 상업 포경을 재개한 지 3년이 됐지만, 고래고기 수요 급감으로 일본 포경업계가 정부 지원금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28일 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수산청이 포경업계에 지출한 보조금은 51억 엔(약 484억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시중에 풀린 고래고기 도매가격의 총합인 28억 엔(약 266억 원)의 2배에 육박한다. 포경업계가 정부 보조금 없이도 생존하려면 ㎏당 고래고기 평균 도매가는 1,200엔은 돼야 하는데, 현재 1,100엔 대로 이에 크게 못 미친다.

고래고기 가격이 떨어진 것은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2020년 일본의 고래고기 소비량은 최고였던 1962년에 비해 99% 급감한 약 2,000톤에 불과했다. 신문은 “국가 지원이 없으면 (포경산업은) 산업으로서 유지할 수 없다”는 수산청 간부의 말로 일본 포경업계의 위기 상황을 전했다.

일본은 국제사회와 동물보호단체의 거센 비난에 밀려 지난 1988년 상업 포경을 중단했지만, ‘과학적 조사’ 등을 명분으로 고래잡이는 지속해 왔다. 국제사회에 상업 포경 허용을 위한 로비도 병행해 왔다.

하지만 2018년 9월 국제포경위원회(IWC)에서 상업 포경 재개 안건을 최종적으로 부결시키자, 일본 정부는 이듬해 6월 30일 IWC를 탈퇴하고 다음날부터 바로 상업 포경을 재개했다. 일본 포경산업이 다시 활황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확산됐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급감한 고래고기 수요는 상업 포경 재개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포경 금지로 고기 수요가 급감한 것이 아니라 음식문화 변화로 고래고기를 찾는 사람 자체가 늘지 않고 있어서다.

포경업계도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1987년 만들어진 배로 아직까지 조업 중인 교도선박은 60억 엔이 넘는 새 포경선을 최근 발주했다. 2024년 4월 완성될 이 배는 전체 길이 112.6m, 8,970톤에 달하며 산리쿠 해역에서 청고래 등을 잡을 예정이다.

영세 포경업자들이 가입된 일본소형포경협회는 올해부터 공동 조업을 시작해 연료비나 인건비를 절약하기로 했다. 한편에선 새로운 고래고기 요리법을 개발하는 등 소비 확대를 위한 움직임도 생기고 있다. 그러나 침체된 수요를 되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업계의 앞날은 내다보기 어렵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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