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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뒤 사무실은 어떤 모습일까... 구글은 이렇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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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후나 50년 뒤. 후배와 후손들은 과연 어떤 형태를 갖춘 사무실에서 어떻게 모여 일하고 있을까? 아니, 메타버스와 가상현실이 완벽하게 일상에 스며들었을텐데, 아예 사무실이라는 공간 개념 자체가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닐지? 미래 사무실에선 사람과 로봇이 한 공간에서 머리를 맞대고 함께 일하고 있진 않을까?
6년 전 구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새 사옥을 지을 때,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계속했다. 구글의 시선은 아예 세기가 바뀐 100년 후까지 향해 있었다. 22세기 구글에 입사한 직원은 어떤 곳에서 일하고 싶을까? 팀워크를 선호할까, 아니면 분리된 공간을 원할까?
치열한 고민 끝에 구글은 "지금은 아무 것도 알 수 없다"는 다소 허무한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래서 구글이 새 사옥을 지으면서 가장 역점에 둔 것은 공간의 유연성. 어떤 것이 미래 트렌드가 되든지, 앞으로 구글이 어떤 가치에 역점을 둔 기업이 되든지, 그 흐름에 곧바로 적응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27일(현지시간) 마운틴뷰의 베이뷰 캠퍼스(사옥 건물과 부속 시설의 집합체)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미셸 카프만 구글 부동산 디렉터는 "지금 여러분이 보시는 공간마저도 다음에 오셨을 땐 완전히 달라져 있을 지 모른다"며 "직원 누구든 자기 필요에 따라, 업무 방식에 따라, 구조를 바꾸거나 합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뷰는 이미 지어진 건물을 구입해 입주했던 구글이 맨 땅에 직접 지은 첫 사옥이다. 캠퍼스 총 규모는 10만2,190㎡ 정도인데, 거대한 UFO를 연상시키는 두 건물이 중심이고, 넓은 녹지가 건물을 에워싸고 있다. 구글 광고 부문 직원 4,000여명이 둥지를 틀 예정인데, 지금까지 입주는 약 20% 진행된 상태란다.
건물 안에 들어서니 끝이 보이는 높은 천장과 노출된 철골 구조가 인천공항이나 대형 아울렛을 떠올리게 했다. 이 드넓은 공간에 딱 1층과 2층 2개 층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1층엔 카페, 식당, 라운지 등 소통을 위한 시설이 있고, 2층이 본격 업무 공간이다. 2층엔 혼자 쓰는 방, 작은 그룹이 쓰는 방, 아예 수십 명이 대팀으로 일할 수 있는 대형 사무실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공간이 고정된 게 아니어서, 프로젝트에 따라, 팀의 신설·해체에 따라 공간 레이아웃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카프만 디렉터는 "개방된 자리에서 일하다가 집중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면, (좀 더 폐쇄된 공간으로) 바꾸면 된다"고 말했다.
회의실 내부는 이 캠퍼스의 유연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모든 책상엔 바퀴가 달려 쉽게 위치와 배열을 바꿀 수 있고, 원하면 의자에도 상판을 부착해 책상으로 쓸 수 있다. 콘센트는 휴대용이어서 충전을 위해 굳이 벽면을 뒤질 필요도 없다.
업무 공간의 형태는 사람에 따라 각양각색일 수 있지만, 이 곳에선 어딜가나 누릴 수 있는 게 하나 있다. 바로 햇빛이다. 높은 천장은 모든 자리에 자연광이 도달하도록 설계돼 있다. 구글은 자연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외부 공기를 100% 이용해 환기 시스템을 구성했다고 한다.
100년 후까지 바라보고 지은 사옥인만큼 최첨단 에너지 재생 수단도 다양하게 갖췄다. 지붕 전체를 뒤덮고 있는 은색 태양열 패널은 캠퍼스가 연간 사용하는 전력의 40%를 만든다. 빗물도 모두 수거해 자체적으로 정화 처리한 다음 재활용하는데, 2030년엔 연간 물 사용량의 120%를 공급하는 게 구글의 계획이다.
그런데 사옥을 다 돌아 볼 무렵 머리를 스친 의문. 원격근무가 보편화한 실리콘밸리에서, 이런 대규모 사무실 자체가 필요없어지지는 않을까? 구글 측도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공간을 구성했다고 대답했다. 카프만 디렉터는 "미래에 사무실이 없어질 수도, 계속 필요할 수도 있다"면서 "가끔이라도 사무실이 필요할 때 직원들이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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