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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안부 경찰 통제, 비정상의 정상화... 7월 중순 최종안 공개"

입력
2022.06.27 20: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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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령 개정만으로 '경찰지원조직' 신설
경찰 위상 높아져... "30년 전 회귀 아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 권고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 권고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행정안전부가 27일 ‘경찰 통제 방안’ 추진을 공식화했다. 내달 15일 경찰업무조직, 이른바 ‘경찰국’ 신설과 경찰청장 지휘규칙 제정 등 경찰을 옥죄는 핵심안을 내놓겠다고 공언하는 등 속전속결 처리 방침을 시사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30년간 경찰 조직이 변하지 않은 이유는 지나치게 비대하고 권력과 가까웠기 때문”이라고 단언하며 경찰 반발에 개의치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상민 "입법 없이도 경찰국 만들 수 있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자문위)’ 권고안에 대한 입장과 향후 추진 계획을 밝혔다. 행안부 안에 경찰업무조직을 새로 만들고, 입법이 아닌 시행령으로 경찰을 관리ㆍ운영하는 등의 내용은 권고안과 동일하다. 자문위 자체가 이 장관 지시로 만들어진 만큼, 예고됐던 수순이다.

이 장관은 “역대 청와대(BH)에서 경찰을 직접 지휘ㆍ통제하던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차원”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지금껏 대통령실이 경찰을 직접 통제해 행안부를 ‘패싱’하는 위헌적 상황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찰 조직 신설을 불쾌해해야 한다면 당연히 대통령실”이라며 최고권력자의 자의적 통제 관행을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제안을 둘러싼 두 가지 쟁점, 즉 경찰 조직 신설에 필요한 법 개정과 지휘규칙 제정 모두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시행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정부조직법(제34조)상 행안부 장관 사무에 경찰청을 통해 치안사무를 관장하게 하고 있어, 조직 신설도 시행령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른 부처처럼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을 지휘하는 지휘규칙 제정 역시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봤다. 입법 우회를 위한 ‘꼼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ㆍ독립성을 해칠 것이란 비판은 달라진 경찰 위상을 근거로 일축했다. 이 장관은 “30년간 경찰의 권한과 역할은 큰 폭으로 확대됐는데 시스템이 계속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더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최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예로 들며 “역대 정부에서 그랬듯, 대통령실이 행안부를 패싱하고 경찰과 직접 소통할 경우 (오히려) 경찰의 정치적 중립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野 "통제안 강행하면 李 탄핵 추진"... 경란도 꿈틀

행정안전부 경찰 통제안. 그래픽=신동준 기자

행정안전부 경찰 통제안. 그래픽=신동준 기자

이 장관의 기자회견은 경찰 반발 등 어떤 어려움에도 통제안을 밀어붙이겠다는 선전포고에 다름 아니다. 경찰 안팎에선 자문위 권고안이 나올 때부터 행안부 발표는 ‘요식행위’에 그칠 것으로 봤고,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실제 그는 ‘진실 게임’ 양상으로 번진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에 대해서도, 가타부타 설명 없이 “(경찰의) 기안 단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라며 모든 책임을 경찰 지휘부에 떠넘겼다.

행안부는 법 개정이 필수인 총경 이상 인사제청 ‘후보추천위원회’ 설치 등은 향후 대통령 직속 ‘경찰제도발전위원회’를 통한 장기 과제로 돌렸다. 대신 시행령으로 대체 가능한 핵심 통제안은 다음 달 15일까지 최종안을 만들어 즉시 규정 제ㆍ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다.

정부의 강경 입장이 확인되면서 충돌은 불가피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행안부가 경찰조직 신설에 나설 경우 이 장관 탄핵까지 벼르고 있다. 조직적 ‘경란(警亂)’ 움직임도 확연하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역대 정부가 경찰 통제를 할 수 없었고, 하지 않았던 이유를 먼저 살펴야 할 것”이라며 “시행령을 통해 장관이 치안사무를 직접 관장하려는 것은 법치 행정에 정면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강지원 기자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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