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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첫 경찰청장 발표 임박… 경찰위, 초유의 ‘거부권’ 행사할까

입력
2022.06.26 20: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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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김광호 각축 속 경찰위 동의 절차 변수
행안부와 대립각 경찰위 '부동의' 가능성 촉각
이상민 장관, 27일 김창룡 청장 간담회에 '맞불'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27일 차기 경찰청장을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현 정부의 ‘경찰국’ 신설 방침에 반대 의사를 드러낸 경찰 수장을 교체함으로써 경란(警亂)을 조기에 수습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남은 변수는 경찰 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국가경찰위원회(경찰위)다. 경찰위가 차기 경찰청장 임명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면 임명 절차가 진행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 안팎에선 경찰국 신설에 불만을 표시해온 경찰위가 차기 청장에 대한 부(不)동의를 통해 실력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희근ㆍ김광호ㆍ우철문 ‘3파전’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이날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상민 장관이 오는 27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경찰제도 개선자문위원회' 권고안에 대한 행안부 입장 및 향후 추진계획을 밝힌다. 연합뉴스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이날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상민 장관이 오는 27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경찰제도 개선자문위원회' 권고안에 대한 행안부 입장 및 향후 추진계획을 밝힌다. 연합뉴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24일 경찰청에 청장 후보자 사전 검증을 위해 인사검증동의서 등의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청은 이에 청장 후보자인 치안정감들에게 “인사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통보했고, 임기제인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한 치안정감 6명(경찰청 차장ㆍ서울경찰청장ㆍ경기남부경찰청장ㆍ부산경찰청장ㆍ인천경찰청장ㆍ경찰대학장)이 동의서를 제출했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이들에 대한 검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창룡 청장 임기는 내달 23일로 한 달도 남지 않았다”며 “차기 청장 내정부터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3주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27일 지명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경찰 안팎에선 업무 연속성을 감안해 ‘넘버2’ 윤희근 경찰청 차장의 직행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도 경찰청 수장이 자리를 비우면 치안 공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행시 출신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검ㆍ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총괄한 우철문 부산경찰청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순경 출신인 송정애 경찰대학장이 현 정부의 여성 고위직 발탁 기조와 맞물려 ‘깜짝’ 지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글부글’ 경찰위, 청장 거부권 행사할까

김창룡 경찰청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청룡봉사상 시상식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창룡 경찰청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청룡봉사상 시상식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다만 인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경찰청장 인선은 ‘후보자 추천→경찰위 동의→행안부 장관 제청→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친다.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외부 인사 7명으로 구성된 경찰위가 동의하지 않으면 임명이 불가능한 구조다. 경찰위 내부에선 ‘경찰국 신설→치안감 인사 번복→청장 경질’로 이어지는 과정을 두고 “새 정부의 경찰 길들이기 아니냐”는 불만이 적지 않다. 21일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권고안이 발표되자, 경찰위는 “경찰행정과 제도를 32년 전으로 후퇴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률에 임명제청 동의권이 명시돼 있어 경찰위가 동의하지 않으면 임명할 수 없다”고 했다. 경찰위 관계자는 그러나 “경찰위가 부동의하면, 행안부 장관이 재심을 요구할 수 있다”며 “경찰위가 동의하지 않은 전례가 없어 동의권의 법적 성격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한 경찰위원은 “경찰위가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정부가 임명을 강행하면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민 장관, '경찰국' 신설안 27일 발표

이상민(왼쪽)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김창룡 경찰청장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이날 이 장관은 김창룡 경찰청장과 면담을 나눴다. 뉴스1

이상민(왼쪽)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김창룡 경찰청장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이날 이 장관은 김창룡 경찰청장과 면담을 나눴다. 뉴스1

정부는 여론전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27일 브리핑을 통해 △경찰국(가칭) 신설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규칙 제정 등 경찰 통제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치안감 인사 단행 뒤 2시간 만에 번복한 사태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당초 28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지만, ‘경찰 장악’ 논란을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 일각에선 27일 예정된 김창룡 경찰청장의 기자간담회를 의식해 ‘맞불’을 놓기 위해 일정을 변경했다고 보고 있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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