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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금리 비중 최고, 취약층 부담 완화 절실

입력
2022.06.27 04:30
27면

26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외벽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26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외벽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이 지난 4월 기준 77.3%로 8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최근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영향으로 한국은행이 조만간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라도 단행하면 국내 가계대출 규모(3월 말 기준 약 1,753조 원)를 감안할 때 변동금리 대출자의 이자 부담만 7조 원 가까이 급증한다. 연 1.75%인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3.0%까지만 높아져도 이자 부담은 20조 원 가깝게 급증하는 구조다.

이에 이창용 한은 총재도 빅 스텝을 고려할 때 “변동금리가 많은 가계의 이자 부담 등을 종합 감안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당장 변동금리 대출을 택하고 있다. 금리 급등 전망은 알지만 아직은 고정금리 대출보다 1%포인트가량 낮은 변동금리 이자를 무시하지 못해서다. 하반기 금리가 더 급등할 경우 대출자들은 더 큰 충격에 내몰릴 수 있다.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 “과도한 소비자 부담” 등을 경고한 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상단은 일주일 새 7%대에서 6% 중반으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대다수 대출자가 적용받는 대출금리 하단은 오히려 전주보다 소폭 높아져 소비자 체감도는 떨어지는 상황이다.

시중금리 결정에 있어 시장원리는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금융은 국가의 면허사업인 데다, 금리 변동으로 영향받는 계층도 광범위하다. 요즘처럼 급격한 금리변동기에는 금융기관이 가급적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공적 기능도 맡을 필요가 있다.

우선 집중해야 하는 건 고금리와 과도한 대출을 보유한 취약계층의 부담이다. 은행과 금융당국은 보여주기식 수치 조정 대신 금리급등기 위험 계층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대출금리를 조정해야 한다.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제도적 지원과 함께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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