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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 아이 업고 어디로... 일가족 3명 '완도 실종' 미스터리

입력
2022.06.26 11:49
수정
2022.06.26 22: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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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승용차 바다 추락 가능성도 염두
30일 밤 11시, 조양 업고 나가는 모습 CCTV서 확인
조양·어머니, 아버지 휴대폰이 3시간 간격으로 꺼져
조양 父, 지난해까지 사업체 운영...최근 직업 없어
경찰 수색 총력… 해경도 헬기·경비정 투입

5월30일 조유나양이 엄마로 보이는 여성의 등에 업혀 숙소를 나오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촬영됐다. YTN 화면 캡쳐

5월30일 조유나양이 엄마로 보이는 여성의 등에 업혀 숙소를 나오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촬영됐다. YTN 화면 캡쳐

제주 한 달 살기에 나섰다가 한 달 가까이 소식이 끊긴 광주광역시의 초등학생 조유나(10)양 일가족 3명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달 30일 밤 전남 완도의 한 펜션에 머물다가 떠난 사실을 확인하고, 이후 행적 파악에 집중하고 있지만 결정적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실종 가족들은 어디에 있을까. 실종자 수색 작업 중인 광주 남부경찰서는 실종이 장기화하면서 조양 가족이 승용차와 함께 바다에 빠졌을 경우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조양 가족은 지난달 29일 오후 2시쯤 승용차를 타고 고금대교를 건너 완도에 입도(入島)했다가 신지면의 한 펜션에서 사흘간 머물렀다.

경찰은 26일 조양 가족 연락이 끊기기 직전, 마지막 모습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펜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는 30일 밤 11시쯤 조양 어머니(34)로 추정되는 여성이 조양으로 추정되는 아이를 업고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조양 아버지(36)로 추정되는 남성도 손에 무엇을 들고 함께 이동해, 인근 주차장에 있는 은색 아우디 승용차에 탑승하는 모습까지 영상에서 확인된다.

지난달 가족과 함께 제주 한 달 살기에 나섰다가 소식이 끊긴 조유나양. 경찰청 제공

지난달 가족과 함께 제주 한 달 살기에 나섰다가 소식이 끊긴 조유나양. 경찰청 제공

경찰은 영상이 찍힌 두 시간 후인 지난달 31일 오전 1시쯤 조양 어머니와 조양 휴대폰이 펜션 인근에서 꺼졌고, 이어 같은 날 새벽 4시쯤 조양 아버지 휴대폰이 송곡항 일대에서 꺼진 사실을 휴대폰 기지국 접속 정보를 통해 확인했다.

경찰은 광주 남부경찰서와 완도경찰서 형사팀 및 기동대를 동원해 송곡항 주변 해안가를 중심으로 승용차 추락 사고가 있었는지를 탐문하고, 수색 작업도 벌이고 있다. 완도해양경찰서도 헬기 1대와 경비정 1척, 연안구조정 1척, 소나 장비를 투입해 주변 바다를 수색 중이다. 경찰은 또 조양의 실명과 사진, 가족이 사용한 승용차 차종과 차량번호를 공개하며 목격자 제보를 받고 있지만, 아직 유의미한 정보는 없다.

경찰이 단순 실종이 아닌 승용차 바다 추락을 염두에 두고 실종자 수색에 나선 것은 조양 가족의 가정 형편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조양 아버지는 지난해 말까지 컴퓨터 판매 업체를 운영하다가 사건이 발생한 지난 달까지 특별한 직업 없이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일각에선 "조양 가족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수사팀이 조양 집을 찾아가 확인했더니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고 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로 집안이 엉망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조양 가족의 경제적 상황은 민감하고 조심스러워서 공개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양 가족이 제주에서 한 달 동안 거주하는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하고도 제주에 가지 않는 등 이들의 행적을 둘러싼 궁금증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조양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 달간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했다. 학교 측은 체험 학습 기간 종료 후에도 조양이 등교하지 않자 이달 22일 경찰에 신고했다. 조양이 광주 남구에 거주하면서 서구 소재 학교를 다닌 점도 석연찮다.

경찰 관계자는 "완도 해안가에서 조양 가족의 생활 반응이 나타나 해경과 함께 수색을 진행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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