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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껴안고 만지고... 포스코 성폭력 터진 부서, 날마다 회식 열었다

입력
2022.06.2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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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식당 문 잠그고 밤새 술자리
여직원 허벅지 만져 고소당한 리더가 주도
해당 리더 3년 전 부임 후 성희롱·추행 만연
“노래방 도우미 부르고 가게 종업원 더듬기도”

포스코 포항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포스코 포항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3년 전 문제의 리더가 온 뒤로 부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포스코 여직원이 회식 때마다 상사로부터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가운데, 해당 상사가 거의 매일 회식을 하고 직원들에게 참석을 강요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3년간 상사 4명에게 성폭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한 A씨의 부서에 B씨가 총괄 리더로 부임한 건 3년 전이다. B씨는 부서 내 유일한 여성인 A씨를 포함해 50여 명을 이끌었다.

B씨가 온 뒤 이전에는 해마다 한두 번 수준이었던 단체 회식이 거의 매일 열렸다고 한다. 1차는 B씨의 단골식당인 흑돼지 음식점이나 장어구이 전문점이었고, 2차는 포항 상대동에 있는 노래방이었다.

직원들은 “B씨가 식당에 앉자마자 A씨를 불러 옆자리에 앉혔고 술을 따르라고 강요한 뒤 허벅지 등을 만졌다”며 “A씨가 없을 때는 장난치듯 여종업원을 추행했고, 2차로 늘 노래방을 갔는데 여성 도우미까지 불러 지저분하게 놀았다”고 말했다.

B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5명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됐을 때도 방역수칙을 위반하며 회식을 열었다. 한 직원은 “단골집이라 문을 걸어 잠그고 밤새 술을 마셨다”며 “집에 가면 인사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협박하듯 말해 억지로 참석해야 했고, 결국 작년 연말에 직원들이 줄줄이 코로나19에 걸리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부서장인 B씨의 부적절한 행위가 계속되면서, 부서 내에서 유일한 여직원인 A씨를 무시하거나 조롱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 다른 직원은 "리더가 성추행을 일삼으니 직원들도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비슷한 행동을 했다"며 "평소 얌전했던 직원들도 A씨에게 성희롱을 일삼고 추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일부 직원들은 총괄 리더 B씨의 '만행'을 상부에 고발하고 싶었지만 쉽게 나서지 못했다. B씨는 포스코 노사협의회에서 오랫동안 근로자 측 대표를 맡았기 때문에 회사에서 임원에 준하는 특별대우를 받았다. 포스코의 한 간부는 “B씨는 포스코 회장인 것처럼 과시하고 다녔던 사람”이라며 “성폭력 피해를 겪은 A씨나 남성 직원들이 참은 것도 불이익 당할 것이란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7일 B씨를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포스코는 지난 8일 직장인들의 익명 인터넷 게시판인 ‘블라인드’를 통해 B씨가 3년간 지속적으로 A씨를 추행했다는 내용의 글을 접하고 내부 조사에 들어갔다. 21일에는 B씨를 보직해임 조치했다.

포항=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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