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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친문·재선 '쌍끌이' 압박 속 당권 도전 '깊어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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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하는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했던 친문재인계 핵심 전해철 의원이 22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당대표 후보인 이재명 의원의 불출마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대 교체를 기치로 내건 재선의원들도 이 의원을 거명하지 않았지만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책임자에 대한 불출마를 요구하고 나섰다. 양측의 잇단 견제구에 이 의원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고, 민주당의 가치 중심으로 당을 이끌어나갈 당대표와 지도부가 구성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친문재인(친문)계 핵심인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후 복귀, 당권을 노려왔다. 특히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이 의원과 격렬하게 맞붙었던 터라, 이 의원 견제를 위한 친문계의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전 의원의 결정은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인사들에 대한 당내 불출마 요구에 호응하는 형식을 취했다. 앞서 이광재, 이원욱 의원 등 중진들은 이재명·전해철·홍영표·이인영 의원 등 잠재 당권주자를 거명하며 불출마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 쇄신을 위한 계파정치 종식과 세대 교체, 책임정치 구현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다.
민주당 재선의원 48명 중 34명이 이날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중요한 책임이 있는 분들은 이번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권주자 가운데 전 의원이 가장 먼저 호응하면서 다른 주자들의 출마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친문계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의원이 출마를 강행한다면, 혼자 당권에 연연해 세대 교체를 앞세운 70년대생 후배 정치인들과 자리다툼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문계와 가까운 친이낙연계인 설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의원과 1대 1 회동을 했다. 설 의원은 "개인적인 대화였다"고 함구했지만,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된 대화가 오갔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의원 측은 당내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친이재명(친명)계 의원은 "이 의원은 당대표 선거에 나설 경우,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고 본인의 출마가 당에 도움이 될지 등을 진지하고 고민하고 있다"며 "전 의원의 불출마는 변수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다른 친명계 의원도 "모두가 떳떳이 출마해 당원과 국민의 평가를 받거나, 준비가 안 됐으면 불출마하면 되는 것"이라며 "'다함께 나오지 말자'며 유력 주자를 끌어내리려는 것은 구태"라고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당내 잇단 불출마 요구와 경쟁자들의 불출마 선언을 '무언의 압박'으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의원은 이러한 당내 움직임에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의원을 겨냥한 압박은 22일부터 1박 2일간 일정으로 열리는 의원 워크숍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당의 공식 일정에 두문불출했던 이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이 의원은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최측근인 김현지 전 경기도청 비서관을 보좌관으로 채용했다. 김 전 보좌관은 과거 이 의원이 이끌던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의 사무국장을 지내며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왔다. 앞서 김남준 전 경기도 언론비서관도 의원실 보좌관으로 임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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