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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존리 또 드러난 '수상한 투자'... 간접 수익만 최소 수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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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한국명 이정복)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수상한 투자가 또 드러났다. 이번에도 아내를 내세운 차명 투자다. 불법 투자 의혹을 부른 부동산 관련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업체 P사 대표이자 친구인 이모(64)씨와의 또 다른 거래다.
이씨가 공동대표인 부동산 투자회사 L사에 존리 대표가 거금을 투자해 온 것이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존리 대표는 친구인 이씨와 함께 오랜 기간 부동산에 투자해 오다 메리츠자산운용펀드까지 투입한 셈이다. 금융권은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넘은 불법 행위”라고 보고 있다.
2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P사 대표 이씨는 2013년 유한회사인 L사를 설립해 현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법인 등기에서 확인한 사업 목적은 다양하지만 주로 부동산 임대와 매매, 분양 등을 전문으로 한다. 존리 대표의 아내 J씨는 7, 8명과 함께 L사의 유한책임 사원이다. 유한회사의 사원은 투자자다. J씨가 P사 지분 6.57%를 보유한 것과 유사한 형태의 투자다. 차이가 있다면 유한회사는 아는 사람끼리 돈을 모아 회사를 운영한다는 점인데, J씨는 남편의 친구와 동업관계를 맺은 셈이다.
L사는 이후 부동산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2015년 경기 고양시의 대형 상가를 매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L사는 대형 극장이 입점한 이 상가를 약 42억 원에 매입, 지금도 소유하고 있다. 존리 대표 측이 매년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2016년 13억5,000여만 원이던 L사의 매출은 2019년 85억여 원까지 치솟았다. 2020년 55억 원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매출액순이익률은 36.35%에 달한다. 자산은 2016년 282억 원에서 2020년 450억 원으로 불었다.
L사의 투자 대상에는 2016년 이씨가 설립한 P사 부동산 금융상품이 여럿 포함됐다. J씨 역시 지분율 6.57% 지분 투자 외 P사 상품에 직접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P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누적대출액 5,600억여 원에 평균 수익률로 연 12.5%라고 밝히고 있다. 이를 감안해 J씨가 P사 상품 직접투자, L사를 통한 간접투자로 얻은 수익은 최소 수억 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의 지분 투자로 인한 배당 수익은 5년간 약 1,0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존리 대표의 해명은 직ㆍ간접 투자 수익을 제외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법적 문제가 없다. 금융회사 대표가 비상장회사에 개인 돈을 투자하고, 사익을 추구한 것은 위법 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존리 대표와 이씨가 사실상 ‘경제공동체’라는 점에서 불법 투자 의혹은 커진다. 지금까지 파악된 존리 대표 측의 사적 투자는 모두 이씨가 운영하는 회사와 연결돼 있다.
공교롭게도 이씨의 딸은 메리츠자산운용의 직원이기도 하다. P사가 설립될 무렵인 2016년 수시모집으로 입사했는데, 존리 대표가 채용의 최종 책임자였다.
본보의 보도로 불법 투자 의혹이 제기된 존리 대표는 줄곧 “불법은 없었다”고 밝혀왔다. 메리츠자산운용 측은 “존리 대표 측이 L사에 투자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L사에는 우리 펀드가 투자된 게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이 2018년 ‘메리츠마켓플레이스랜딩’펀드 설정액 60억 원을 P사 상품에 투자한 것이지 L사에 투자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존리 대표는 “아무도 손실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본보는 J씨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반응이다. 자신과 아내, 친구가 얽히고설킨 투자 구조에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메리츠자산운용의 상품을 투자한 것 자체가 수익 여부를 떠나 심각한 법률 위반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존리 대표가 이해상충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는 것 같다”며 “이해상충에 대한 관리를 규정한 자본시장법(44조)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은 투자 시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을 없애고, 그렇지 못할 경우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애매한 구석이 일부라도 있으면 아예 거래하지 말라”는 규정으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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