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전파력 낮아도 치명률 높아...긴 잠복기는 변수

입력
2022.06.22 17:05
수정
2022.06.22 17: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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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긴장...원숭이두창 뭐길래
WHO 집계 최근 치명률 3~6%

현미경으로 관찰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현미경으로 관찰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결국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주로 밀접접촉에 의해 감염되는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에 비해 전파력이 낮지만 치명률은 높다. 잠복기가 3주에 이를 정도로 길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감염자 확인도 어렵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1일 독일에서 입국한 국내 첫 확진자는 입국 전인 18일 두통이 시작됐고 입국 당시에는 37도의 미열과 인후통, 무력증, 피로 등 전신증상 및 피부병변이 나타났다.

급성 발열과 피부병변은 원숭이두창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유럽에서는 쥐 등 설치류가 주 감염 매개체로 지목되는데, 사람 간 전파는 피부나 성 접촉 등 감염자와의 밀접접촉이 감염 원인으로 알려졌다. 비말을 통한 호흡기 전파 가능성이 낮아 코로나19만큼 전파력이 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입안에 궤양, 발진 등이 있을 경우 진물이 침에 섞여 퍼지면서 전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국내에서 코로나19와 동급인 '2급 감염병'으로 지정됐다. 음압시설 격리 등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발생 시 24시간 내 신고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보다 훨씬 높은 치명률을 주시하고 있다. WHO에 따르면 최근 원숭이두창 치명률은 3∼6%다. 코로나19 국내 누적 치명률은 0.13%다.

3주가량의 잠복기는 감염 확산의 변수다.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는 PCR 검사로 감염 여부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이 고위험군 접촉자에 한해 21일간 격리 조치를 취하는 것도 잠복기를 감안해서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국가를 다녀온 입국자의 발열 감시를 강화하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 관계 기관 협조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전 세계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는 42개국 2,103명이다. 사망자는 나이지리아에서 1명이 보고됐다. 아시아에서는 22일 기준 아랍에미리트(13명)와 이스라엘(11명)에서 많이 발생했고, 레바논과 싱가포르 한국에서 1명씩 나왔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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